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의 모습만을 보인 ‘현역 최고 마무리 투수’ 크레이그 킴브렐(26)이 소속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애틀란타는 5일(한국시각)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25)와 내야수 프레디 프리먼(25)과 연봉 조정위원회 판결까지 가는 것을 피하며 연장계약에 합의했다.
특히 프리먼과는 8년간 1억 3500만 달러(약 1455억 원)의 장기계약을 체결하며, 향후 애틀란타를 이끌 선수로 낙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가진 킴브렐과의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조정위원회의 판결을 받아야 킴브렐의 2014시즌 연봉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측은 900만 달러(약 97억 원)를 요구하고 있는데 비해, 애틀란타의 제시액은 655만 달러(약 71억 원)에 불과하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적은 중계권료로 애틀란타는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가난한 구단이 됐고, 이에 비해 킴브렐은 데뷔 4년 만에 메이저리그 최고의 구원 투수로 자리 잡았다.
킴브렐은 지난 2010년 확장 엔트리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11년 풀타임 마무리 투수를 맡아 46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2012년에는 42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01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으며, 지난해에도 50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21로 애틀란타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또한 킴브렐은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3년 동안 3번의 내셔널리그 세이브 왕을 차지하며 은퇴한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의 뒤를 이을 마무리 투수 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킴브렐이 3년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면, 애틀란타의 페이롤 규모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거물’이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얇아진 애틀란타의 지갑 사정과 마무리 투수는 롱런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FA가 되기 전 장기계약을 안기는 것 역시 부담스럽다.
트레이드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와 포지션 플레이어가 아닌 마무리 투수를 받고 킴브렐의 명성에 어울릴 법한 대형 유망주를 내줄 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수 층이 두터운 메이저리그에서는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에게 거액을 들여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것 보다는 매 시즌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구하는 편이 팀에 이익이 된다.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지만,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과 소속팀의 주머니 사정 때문에 골칫거리가 된 킴브렐.
다가올 2014시즌 도중 킴브렐이 애틀란타를 떠나 이적하게 되더라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