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손승락? 걱정도 안 했다”

입력 2014-04-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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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손승락. 스포츠동아DB

염경엽 감독 “슬기롭게 힘든 시기 극복” 신뢰
LG전 시즌 7세이브 단독 1위…초반 부진 털어


잘 나가는 넥센은 뒷문까지 든든하다. 베테랑 마무리투수 손승락(32·사진)의 존재 덕분이다.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약속이나 한 듯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손승락은 15일까지 7세이브를 따내 SK 박희수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최근 5연속경기 세이브. 역대 최소 경기 10세이브(11경기) 기록을 세웠던 지난 시즌의 기세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국내 정상의 마무리투수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두 차례의 뼈아픈 블론세이브를 훌훌 털어 버린 결과라 더 값지다.

사실 넥센은 개막하자마자 마운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외국인투수 앤디 밴 헤켄을 제외한 선발투수들이 차례로 부진했고, 믿었던 베테랑 우완 이정훈을 비롯한 불펜투수들도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결국 최상덕 투수코치와 선발 오재영, 이정훈이 개막 9경기 만에 나란히 2군행 통보를 받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가장 큰 충격은 손승락의 흔들림이었다. 3월30일 문학 SK전에서 1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허용했을 때만 해도 일시적인 일이라고들 했지만, 6일 마산 NC전에서도 다시 패전투수가 되자 외부에선 보직 변경 가능성까지 내놨다. 그만큼 뼈아픈 패배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손승락은 베테랑 소방수다.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의 믿음 속에 심신을 회복해나갔다. 좌절하는 대신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결국 9일과 10일 목동 KIA전과 11일과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4연속경기 세이브를 올리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15일 잠실 LG전에서도 완벽한 마무리 솜씨를 보였다. 두 차례 구원왕에 오르고 지난해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베테랑 소방수다웠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에도 시즌 중반에 힘든 시기 있었지만 슬기롭게 잘 넘긴 선수다. 아무리 좋은 마무리투수라 해도 1년에 한두 차례는 힘든 시기를 겪기 마련”이라며 “올해는 그 시기가 좀 빨리 온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대로 돌아올 것으로 믿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넥센은 손승락이라는 카드를 쥐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구단처럼 마무리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팀이다. 오히려 다른 팀 감독들의 부러움을 산다. 염 감독은 “아무리 승락이가 좋지 않아도 다른 팀 마무리투수보다는 훨씬 나은 것 아닌가”라며 “흔들릴 때도 본인의 공이 좋지 않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언제든 금세 회복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한두 차례 또 위기가 찾아오겠지만 그때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정작 스스로는 “아직 믿음을 보여줬다고 말하기엔 이른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손승락은 “초반에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게 오히려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싶다”면서 “올 시즌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자부심이 있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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