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캐치볼 던질때도 신중히 던진다”

입력 2014-04-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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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날카롭게 찌르는 유희관의 명품 제구력의 비밀은 기본에 충실한 캐치볼에 있었다. 스포츠동아DB

■ 유희관 칼날 제구력 비밀

“어릴 때부터 정확히 던지는 습관 가져
한 구 한 구 집중…제구력 향상에 도움”
박찬호도 구위 확인차 캐치볼 중요시


두산 유희관(28)은 ‘칼’ 제구력을 자랑한다. ‘시속 135km짜리 직구라도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하면 150km 직구도 부럽지 않다’는 것을 손수 증명해보이고 있다. 두산 송일수 감독 역시 상대타자들이 유희관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컨트롤’을 꼽았다. 심지어 유희관은 공을 세게 던질 때 고개를 숙인다. ‘끝까지 표적을 봐야한다’고 하는 이른바 투구폼의 정석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그의 공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날카롭게 찌른다. 이처럼 그가 빼어난 제구를 갖게 된 비결은 과연 뭘까.


● 캐치볼도 신중하게

유희관은 요즘 ‘어떻게 하면 그렇게 제구력이 좋을 수 있나’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스피드는 없지만 손의 감각은 어렸을 때부터 좋았던 것 같다”는 게 그의 대답이다. 그러나 타고난 것만으로 냉철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또 다른 비결은 바로 캐치볼이었다.

캐치볼은 선수들이 공식훈련을 하기 전 워밍업 차원에서 하는 훈련이다. 매일 반복하는 일이다 보니 단순히 몸을 푸는 정도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희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어릴 때부터 캐치볼을 할 때 상대의 가슴 쪽으로 정확히 던지려고 하는 버릇이 있었다”며 “어떤 선수들은 우완정통파 선수가 사이드암스로로 던지기도 하고 좌완정통파가 오른쪽으로 던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자칫 잘못해 투구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캐치볼을 할 때 한 구, 한 구 집중해서 던졌던 게 제구력이 좋아지는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 박찬호, 류현진도 신중한 캐치볼

캐치볼이 제구력에 도움이 된다는 명확한 근거는 찾기 힘들다. 그러나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한화에 몸담고 있었던 시절 캐치볼을 중요시했다. 그는 보조요원 중 한 명을 전담캐치볼투수로 정하고 등판하기 2∼3일 전부터 함께 공을 주고받았다. 단순히 던지고 받는 게 아니었다. 새 구종 컷패스트볼(커터)을 연마할 때는 그립을 잡고 캐치볼을 했다.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상대에게 “공은 잘 휘는가?” “얼마만큼 꺾이는가?” “궤적은 직구와 비슷한가?” 등 쉼 없이 질문을 던졌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류현진(LA 다저스) 역시 한국리그에서는 불펜피칭을 캐치볼로 대신했었다. 당시 그는 직구뿐 아니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그립을 잡고 공을 던졌다. 불펜피칭처럼 전력투구는 아니었지만 단순히 몸풀기식 캐치볼은 아니었던 것이다. 캐치볼은 야구의 기본이다. 어릴 때부터 습관처럼 기본을 중시했던 이들은 현재 몸담고 있는 리그에서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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