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 기자의 여기는 칸] 한국영화 달라진 클래스 실감

입력 2014-05-20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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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왼쪽 위) 주연의 ‘끝까지 간다’와 배두나(오른쪽 위) 주연의 ‘도희야’가 제6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외신과 관객의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아랫사진은 19일(한국시간) 오후 ‘도희야’를 보기 위해 칸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팔레 데 페스티발의 드뷔시 극장에 앞에 몰려든 관객들의 모습. 사진제공|AD406·파인하우스필름,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외신들 ‘끝까지 간다’에 호평 쏟아내
빈자리 없는 객석에선 웃음 이어져
‘도희야’ 뜨거운 호응에 배우들 감격
현장에서 9월 프랑스 개봉도 확정


점수가 후하다. 한국영화를 향한 호평도 빠질 수 없다. 객석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열기가 달아오르는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분위기만큼이나 한국영화 상영작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가장 먼저 소개된 영화는 ‘감독주간’에 초청된 ‘끝까지 간다’. 18일 밤과 1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두 차례에 걸쳐 현지에서 상영된 직후 외신들이 내놓은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놀랍다”는 평가다.

영국의 영화잡지 스크린인터내셔널은 영화제 기간 소식지를 통해 “신선하고 재미있다”며 “무엇보다 잘 짜여진 전개와 재치 있는 각본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고 평했다. 미국의 영화전문지 할리우드리포트 역시 “서스펜스와 블랙 유머가 섞이면서 예측할 수 없는 작품이 완성됐다”고 호평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들 영화가 상영하는 극장에서도 감지됐다. ‘끝까지 간다’는 두 차례 상영 내내 객석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고 나왔다. 한국 경찰 공무원의 상황을 비틀어 풍자한 장면에서 어김없이 객석의 웃음이 흘러나왔다.

연출자인 김성훈 감독은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나라 관객이나 똑같이 소통하는 것 같다”면서도 “사실 한국 관객만을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했는데 프랑스에서 만나는 여러 나라 관객에게도 그 웃음이 전달되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칸의 스크린에서 만나는 ‘익숙한’ 배우를 알아보는 관객들도 부쩍 늘었다. ‘끝까지 간다’의 주인공 이선균은 앞서 출연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우리 선희’ 등으로 유럽에서도 친숙한 배우. 그가 돋보이는 장면에서는 객석의 반응도 어김없이 고조됐다.

이번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도희야’를 향한 관심 역시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 칸 국제영화제와는 2010년 각본상(시)과 2007년 여우주연상(밀양, 전도연) 그리고 2009년 심사위원으로 각별한 신뢰를 쌓아 온 이창동 감독이 제작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도희야’가 공식 상영된 19일 오후 6시 칸 드뷔시 극장 주위에는 관객들이 몰렸다. 이날 새벽 칸에 도착한 주연배우 배두나와 송새벽, 김새론은 시사회 직후 뜨거운 관객 반응을 접하고 감격했다. 김새론은 눈물을 흘렸고 배두나는 즉석에서 어깨를 흔들며 춤까지 췄다.

높은 관심은 곧장 수출로 이어졌다. ‘도희야’는 프랑스 배급사 에픽상테를 통해 9월 현지 개봉을 확정했다. 에픽상테 측은 ‘도희야’의 작품성에 주목하고 최소 60개 스크린 개봉을 약속했다.

물론 한국영화에만 후한 점수가 쏟아지는 건 아니다. 올해 경쟁부문에 오른 영화들 역시 예년에 비해 높은 평점을 받으며 영화제 열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칸에서 만난 전찬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 부위원장은 “개막 초반부터 ‘미스터 터너’를 포함해 평점 3.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다”며 “예년과 비교해 황금종려상 향방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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