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차익으로 지분 매입 관측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비상장사였던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결정해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상장 배경에 대해 “지난해 재편된 사업부문들의 사업경쟁력을 조기 확보,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달 안으로 주관회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인데, 내년 1분기까지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장 결정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삼성에버랜드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72%),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5.1%),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8.37%),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8.37%)이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갖고 있다. 또한 삼성카드로부터 2011년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매입한 KCC가 42만5000주(17.00%)로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장할 경우 삼성에버랜드의 시가총액 규모를 약 7조4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KCC가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주당 182만원에 매입한 이후 이 가격이 시장의 공정가격처럼 되어 있어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이다. 이중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약 1조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 부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1693억원), 이부진·이서현 사장(각각 3806억원) 등 일가 지분을 모두 합하면 약 2조724억원에 달한다. 이 부회장은 이번 상장 차익을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지분 매입과 상속세 재원 등으로 사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kobauk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