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응룡 감독, 한화 약점인 포수 보강에 만족
SK 프런트, 이대수 영입으로 내야 쇄신 기대
이 감독 “집안 살림 다 가져간 것” 강한 불만
4일 문학구장에 SK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이대수(33)는 싱글벙글했다. 7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대수를 SK 동료들도 환영했다. 포수 조인성(39)도 입이 귀에 걸려서 한화로 떠났다. 이대수와 조인성은 의욕상실을 씻고, 새 팀에서 바로 주전으로 중용될 수 있는 현실에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한화 김응룡 감독도 애써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화 프런트 역시 취약점으로 꼽힌 포수와 용병 투수 중 한 부분을 메워낸 작업을 해내 성취감을 가질 법했다. SK 프런트도 내야 자원을 확대하고,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이 트레이드에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그렇게 모두가 웃고 끝나는 줄 알았던 트레이드에 단 한 사람은 동의할 수 없었다. SK 이만수 감독이었다.
4일 두산전에 앞서 필드에 등장한 이 감독은 잔뜩 가라앉아 있었다. 경기 전 으레 진행하는 취재진 인터뷰에서도 평소보다 작은 목소리로 이대수 영입에 관한 의례적인 촌평을 했다. ‘만족스럽지 않냐?’고 묻자 작심한 듯 이 감독은 격정발언을 쏟아냈다. “감독이 관여하지 못하고 구단이 일방적으로 단행한 트레이드다. 야구하면서 기분이 가장 좋지 않다. 트레이드를 나는 끝까지 반대했는데 이미 결정이 된 상태였다. 혼란이 왔다”고 말했다. “야구계에 있을 수 없는, 치명적인 일”이라고까지 했다.
이 감독은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된 연유에 대해 프런트의 소통부재와 조인성 트레이드로 인한 손실 등을 지적했다. “감독을 하면서 ‘소통’을 가장 강조했다. 좋은 야구를 위해 인내하고, 신앙인으로서 믿음으로 인내했다. 그런데 좋은 야구는 이런 것이 아닌 것 같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현장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또 ‘SK에 A급포수 3명이 있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는 구단 입장에 관해선 “2년 동안 조인성, 정상호, 이재원 3명을 가지고 해왔다. 1명을 포수로 기용하고, 다른 한 명을 지명타자로 투입하면 된다. 포수는 다칠 위험이 크다”고 반박했다. 다른 포지션도 아니고, 팀의 ‘열쇠’인 포수를 넘겨주는 것은 “집안 살림을 다 가져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a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