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에서 느낌표! 돋보이는 삼성 센터라인

입력 2014-06-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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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수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선수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야구에서 센터라인(중앙라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포수는 유일하게 내·외야를 바라보며 투수와 야수를 리드한다. 야구의 사령관 격이다. 2루수와 유격수의 ‘키스톤콤비’, 그리고 중견수는 폭넓은 수비로 필드의 상당 지역을 책임져야 한다. 탁월한 야구 센스와 빠른 발, 강한 어깨 등이 요구된다. 야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비가 뒷받침돼야 좋은 야구를 할 수 있다. 수비는 예상치 못한 실책으로 흐름을 내줄 수도 있고, 반대로 좋은 수비 하나로 경기를 가져갈 수도 있다. 득점을 올리는 것 못지않게 수비가 중요한 이유다. 삼성은 5일까지 팀 실책이 31개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3년 연속 통합우승은 물론이고 올 시즌에도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다.


● 다른 유형이 맞춰가는 완벽한 키스톤콤비

조동찬이 작년 왼쪽 무릎 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올 초에는 캠프 시작과 동시에 부상 부위가 다시 악화되면서 키스톤콤비에 구멍이 났다. 삼성은 유격수 김상수의 새 짝으로 외국인선수 야마이코 나바로를 낙점했다. 나바로는 1번타자로 삼성의 연승행진을 이끌며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다른 유형의 선수들이 키스톤 콤비로 절묘한 호흡을 드러내고 있다. 김상수는 빠른 발과 폭넓은 수비 범위를 지녔고, 나바로는 타고난 핸들링과 탄력, 그리고 강한 어깨가 일품이다. 설렁설렁 수비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호수비가 많다. 김상수는 “나바로의 어깨가 좋아서 공을 잡고 안전하게 빼내 던진다. 수비할 때 오히려 여유가 늘었다”고 웃었다. 나바로는 섬세한 한국야구에 잘 녹아들고 있다. 삼성의 이기는 야구에 푹 빠졌다는 후문. 김상수도 문제로 지적된 송구 단점을 고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송구 방법과 공의 매듭을 잘 쥐려고 영상을 보고 코치의 조언을 참고한다. 김상수와 나바로는 실책수도 적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명품 호수비로 팀을 반석 위에 올려놨다.


● 주전 경쟁이 이끄는 시너지

정형식으로 출발한 삼성의 중견수는 주인이 없다. 정형식은 5월 30일 올 시즌 2번째로 2군에 내려갔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오히려 류 감독은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3일 이영욱이 다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 KIA전에서 7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4일에는 박해민이, 5일엔 김헌곤이 7번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중견수 한 자리를 놓고 4인4색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모두 준족을 갖고 있고, 수비범위도 좋다. 정형식은 수비 범위가 가장 좋은 편이고, 박해민은 대학 1학년 때 내야에서 외야수로 전향했지만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 시즌 수차례 그림 같은 호수비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해민은 “발이 빠른 편이라 수비와 주루에서 강점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헌곤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가 강점이고, 이영욱은 경험과 저돌적인 주루 플레이가 눈에 띈다. 채워지지 않은 마지막 카드의 주인공은 누굴까. 누가 맡아도 이상하지 않다.


● 긴장한 안방마님의 포효

삼성의 주전 안방마님은 사실 이지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지영은 작년부터 베테랑 포수 진갑용보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113경기에서 294타석에 들어서며 진갑용(101경기 204타석)보다 많이 나갔다. 진갑용이 풀타임을 소화하기는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다. 진갑용으로선 올 시즌 시작이 조금 더 늦어졌다.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하반기에나 출전이 가능하다. 그런데 주전을 굳힌 이지영은 29일 대구 KIA 개막전에서 늑간 근육 손상을 입었다. 삼성에게 빨간불이 켜졌다. 신인포수 이흥련이 주전 마스크를 썼다. 기대 이상이었다. 블로킹과 송구 등 기본기가 좋았고, 경기를 나설수록 방망이 실력도 뽐냈다. 한 달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좋은 신예 포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지영은 5월 3일 대구 NC전에서 1군 무대에 복귀했지만 이흥련과 번갈아가며 마스크를 썼다. 류 감독은 “투수의 선호에 따라 전담 포수제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긴장한 이지영은 경기에 더욱 집중했다. 5월 18일 광주 KIA전에서 4안타를 때렸고,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내 주전 마스크를 되찾았다. 5월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49타수17안타)을 기록했다. 13번 중 5번의 도루를 저지하며 도루저지율은 0.385로 높았고, 블로킹 등 수비도 발군이었다. 이지영은 5일 대구 KIA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리는 등 올 시즌 타율 0.311를 기록할 정도로 방망이도 매섭게 돌리고 있다, 이흥련은 “(이)지영 선배의 기본을 닮고 싶다. 좋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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