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Plus] 타고투저 시대 도루가 줄었다

입력 2014-06-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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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 스포츠동아DB


9개구단 작년 이맘때보다 43개나 줄어

도루하다 실패하면 되레 공격흐름 끊겨

타격 좋은 팀 도루보다 히트앤드런 작전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됐다. 1년에 1∼2번 나올까, 말까하던 핸드볼스코어 경기가 잇따르고 있다. 투수들의 방어율은 무섭게 치솟았고, 10일까지 3할 타자가 30명을 넘고 있다. 이뿐 아니다. 한국야구의 특징이었던 ‘발야구’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같은 경기수 대비 도루수가 줄어들었다.

○구단별 4.7개 도루 감소

올 시즌 9개 구단은 9일까지 239경기를 치러 481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동일 경기수(237경기 524도루)와 비교해 43도루가 감소했다. 구단별로 4.7개의 도루수가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NC 김종호와 같은 압도적인 도루왕이 없어진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그 대체자로 박민우가 나타났다. 김상수(삼성), 서건창(넥센), 오재원(두산), 조동화(SK) 등 기존 발이 빨랐던 선수들도 건재하다. 리그 대표 대도 KIA 김주찬이 부상을 당해 빠져있지만 지난해에도 그는 47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구단별 타격의 팀 도루↓

구단별로 살펴봐도 도루수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구단이 두산, 롯데, 넥센이다. 두산은 지난해 동일 경기수에서 무려 82도루를 성공시켰지만 올해는 47도루만 기록하고 있다. 35도루가 감소했다. 민병헌 오재원 정수빈 등이 부진한 것이 아님에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롯데도 72개에서 절반가량이 준 37도루를 성공했을 뿐이고, 넥센 역시 소폭 감소했다. 물론 도루 숫자가 오히려 늘어난 구단도 있다. 삼성(55도루→69도루)과 SK(48도루→71도루)다. 삼성과 SK의 경우 지금은 타격이 본 궤도에 올랐지만 시즌 초반만 해도 타자들이 부진했다. 이를 발야구로 커버한 것이다.

○타고투저로 도루보다 작전이 이득

현장에서는 도루수 감소의 원인으로 타고투저를 꼽는다. 워낙 타력이 좋다보니 도루를 시도하기보다는 히트앤드런과 같이 작전을 활용하는 게 더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두산 한 선수는 “도루 시도를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1점이 필요해 적극적으로 뛰는 부분이 줄었다”며 “도루 자체를 하는 것보다 스킵동작으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면서 실투를 유발해서 타자가 더 잘 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이득이다. 게다가 요즘 팀 타력이 워낙 좋다보니 도루보다는 작전을 많이 사용한다. 도루를 하려다 실패 하면 공격 흐름이 끊길 수도 있어 자제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두산 넥센 롯데 등 도루수가 급격히 줄어든 팀을 봐도 리그에서도 손꼽히게 팀 타력이 좋은 팀이다. 타고투저의 현상이 가져온 또 다른 변화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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