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녀’가 없다?

입력 2014-06-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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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월드컵 응원녀’들은 어디로 갔나? 월드컵만 되면 ‘OO녀’라는 애칭으로 눈길을 끌었던 응원미녀들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월드컵 미녀’ 미나, ‘엘프녀’ 한장희, ‘똥습녀’ 임지영. 스포츠동아DB

2002년 미나·2006년 ‘엘프녀’·‘똥습녀’·2010년 ‘발자국녀’…

‘엘프녀’ 여성 듀오 데뷔했다 팀 이탈
한복 노출 ‘똥습녀’ 무속인으로 변신
‘원조 응원 미녀’ 미나만 최근 앨범 내
이번엔 세월호 여파 도발적 응원 잠잠


2002년 6월25일 서울 성산동 상암월드컵경기장(현 서울월드컵경기장). 한일 월드컵 준결승전 한국-독일전에 앞서 한 여성이 섹시한 몸매와 과감한 패션으로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었다. ‘비 더 레즈(Be The Reds)’라는 문구가 새겨진 붉은 탱크톱에 핫팬츠, 태극기를 치마처럼 두른 그의 모습은 AP, AFP, 로이터 등을 통해 전 세계로 전송됐다. 국내 언론은 이를 받아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는 한 미모의 여성’으로 소개했다.

그가 바로 ‘월드컵 응원녀’의 최고 신데렐라로 꼽히는 미나다. 그는 월드컵 경기를 보러 왔다 뜻하지 않게 카메라에 잡히면서 스타가 됐다.

이후 월드컵마다 ‘제2의 미나’를 꿈꾸는 다양한 ‘월드컵 응원녀’들이 등장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땐 ‘엘프녀’와 ‘똥습녀’가 화제였다. 온라인 게임캐릭터 엘프와 닮아 ‘엘프녀’로 불린 여성은 한장희. ‘똥습녀’ 임지영은 엉덩이 부위가 비닐로 된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해 ‘엉덩이에 습기가 찼다’는 의미로 별명을 얻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더 많은 응원녀들이 시선을 끌었다. ‘상암동 응원녀’로 불린 레이싱모델 김하율, 아르헨티나 국기에 발자국이 찍힌 원피스로 인해 ‘발자국녀’가 된 오초희, 신원 미상의 ‘페널티녀’ 등이다. 가슴골 사이에 휴대전화를 꽂아둔 사진으로 화제를 모은 ‘파과라이 응원녀’ 라리사 리켈메 역시 세계인의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아직 특별히 눈길을 끄는 여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인급 연예인들이 월드컵을 겨냥해 섹시화보를 공개할 뿐이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인해 도발적인 응원을 하기엔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된 이유도 있겠지만, 월드컵 응원녀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것도 한 배경이 된다.

미나 이후 탄생한 응원녀들 중 큰 성공을 거둔 사례도 없다. ‘엘프녀’ 한장희는 ‘폭시’라는 여성듀오로 데뷔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2011년 팀을 무단이탈, 소속사에 2억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기까지 했다. ‘똥습녀’ 임지영은 2010년 월드컵에서 한복을 응용한 노출의상으로 비판을 받았고 현재 무속인으로 변신했다. ‘발자국녀’ 오초희가 그나마 방송인으로 몇몇 작품에 등장했을 뿐이다.

한편 미나는 최근 처음으로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프로젝트 싱글 ‘뛰어라 대한민국’을 발표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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