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실패’ 홍명보의 거취는?

입력 2014-06-27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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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월드컵 실패’ 홍명보의 거취는?

-자진사퇴 가능성 배제 못해
-일각에선 ‘계약 기간 지치는 것도 책임지는 것’
-홍명보, “내가 판단해 무엇이 옳은지 결정하겠다”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1무2패(승점 1)의 초라한 성적을 안은 채 2014브라질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대표팀 수장인 홍명보 감독의 거취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작년 6월 25일 대한축구협회와 2년 계약을 맺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취임한지 불과 1년여 만에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고 말았다. 홍 감독은 취임 당시 “인간은 안락한 순간보다 도전과 갈등을 통해 평가 받는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브라질월드컵이라는 혹독한 도전과 갈등은 역대 한국 축구에서 가장 성공한 축구인으로 통하는 홍 감독을 위기에 빠뜨렸다.

일단 홍 감독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27일(한국시간)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대회 조별리그(H조) 3차전(0-1 패)을 마친 그는 ‘부진한 월드컵 성적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인가’라는 한 외신 기자의 노골적인 질문에 “지금 당장 밝힐 수 없다. 내가 판단해서 무엇이 옳은지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라질월드컵은 정말 힘겨운 시련이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선수 선발과 기용, 변화하지 않는 전술 선택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축구계 일각에서는 홍 감독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물러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계약기간을 지키며 또 다른 무대인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1년여에 불과한 짧은 기간 안에 감독이 원하는 색채를 확실하게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동조의 목소리도 있다. 더욱이 홍 감독은 한국 축구가 키운 영웅이다. 이대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날 경우, 다시 현장으로 되돌아오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계약기간을 지키는 것도 일종의 책임이 아니냐’는 한 기자의 물음에 홍 감독은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모든 결정을 받아들이겠다. 지금의 우리 팀은 내가 처음 시작했고, 마지막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상파울루(브라질)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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