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0억원 적자…상처만 남은 월드컵 중계

입력 2014-07-0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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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좌절…추가 광고 집행 무산
방송사 이미지 제고 효과도 미미


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로 사실상 ‘대한민국의 월드컵’이 막을 내린 가운데 방송사들도 사상 최대의 적자를 안게 될 위기에 처했다.

30일 지상파 방송사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와 SBS미디어크리에이트에 따르면 방송 3사는 브라질 월드컵 기간 중계권료에 미치지 못하는 광고 수입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약 760억원을 내고 중계권료를 산 뒤 KBS와 MBC에 되팔면서 3사가 4(KBS):3(MBC):3(SBS)의 비용을 각각 지불했지만 광고 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KOBACO의 한 관계자는 이날 “아직 월드컵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입 규모는 공개하기 힘들다.

한국전 세 경기 중계는 광고가 완판됐지만 다른 경기는 판매가 부진했다. 16강 진출도 무산돼 추가 광고 집행으로 인한 수입을 기대하기 힘들어 사상 최대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KOBACO와 SBS미디어크리에이트에 따르면 올해는 3사를 모두 더해도 4년 전의 약 8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SBS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단독 중계하면서 벌어들인 광고 수입은 약 733억이다. 여기에 각 방송사의 현지 프로그램 제작비와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각 사당 약 100억원가량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3사는 경쟁적으로 자사의 중계진을 홍보하며 광고 수익 외에도 이미지 제고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중계 시청률 1위 KBS의 경우 이영표로 선방한 듯 보이지만 광고 사전 판매율이 높지 않은데다 최근 월드컵 AD카드 무단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SBS는 단독 중계권을 되팔며 그나마 적자 규모를 줄였지만 1위를 자신하던 중계 성적에서 꼴찌에 머물러 자존심을 구겼다. MBC도 스포츠 중계 명가의 자존심 회복에 실패하고 적자까지 떠안게 됐다.

한 방송 관계자는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 외에도 시차, 세월호 참사, 경기 침체 등 요인은 복합적이다”면서 “SBS의 중계권료가 워낙 고가여서 적자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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