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사랑이야’ 노골적 대사들, 정말 괜찮아?

입력 2014-08-0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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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에는 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대사가 자주 등장한다. 이에 제작진은 “현대인들의 정신적 장애에 대한 치유의 의미다”며 그 의도를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사진은 ‘괜찮아 사랑이야’의 주인공 성동일, 이광수, 공효진, 조인성, 도경수.(왼쪽부터) 사진제공|SBS

15세 관람가 불구 첫회부터 ‘섹스’ 대사
시청자들 “가족 함께 보기엔 민망했다”
제작진 “현대인의 성장애 보여주는 것”


“성(性) 클리닉 드라마도 아니고….”

조인성·공효진 주연의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속 성 관련 대사가 시청자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첫 회를 시작해 30일 방송된 4회분까지 주인공들이 직설적으로 ‘섹스’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시청자 사이에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극중 공효진과 조인성은 “나는 섹스가 안돼” “연인끼리 섹스를 하는 건 당연한 거야”라는 대사를 주고받는다. 다른 등장인물들도 ‘섹스 파트너’라는 등 성에 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눈다.

방송 후 시청자는 드라마가 ‘15세 청소년 관람’ 등급이 맞는지 재확인하며 직설적이면서 노골적인 대사에 엇갈린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 드라마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가운데에는 “내 귀를 의심했다” “가족들과 다 함께 보는데 괜히 눈치도 보이고 민망했다” “섹스라는 단어가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성 클리닉 드라마도 아니고 불쾌하다” “빈도를 줄여 달라” “다른 단어로 순화해 달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사실 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케이블채널의 드라마도 아니고 지상파 방송에서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대사가 나오는 드라마는 흔치않다. 특히 평일 밤 방송하는 트렌디 드라마이면서 15세 청소년 관람가라는 점에서 시청자가 이 같은 대화에서 느끼는 거리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아 온 노희경 작가는 이 점을 노렸다. 6일 오후 서울 서교동 촬영현장에서 만난 연출자 김규태 PD와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장애 가운데 성적인 면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면서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만 보여주거나 성적인 장애는 기피했다. 이제는 외면하기보다는 깊이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 표현의 방법 중 하나가 직설적인 대사이고, 장치는 극중 배경인 정신병원으로 삼았다. 김 국장은 “리얼하게 보여줘야 장애에 대한 해결책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노희경 작가도 그런 점을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싶어 정신과 소재를 찾은 거다. 자칫 반감이 들 수 있지만, 현실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며 “장애를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힐링’이 되면서, 결국 ‘치유의 드라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정신과 의사 역을 맡은 공효진도 “아이들이 벽에 낙서할 때 가장 먼저 쓰는 것이 ‘S E X’라는 단어다. 못하게 하고 금기시하니 더 몰래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드라마가 먼저 용감하게 스타트를 끊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래도 여전히 제작진에게는 표현의 수위와 한계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을 터. 김 국장은 “중후반으로 갈수록 스토리의 감동적인 부분을 부각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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