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올댓 베이스볼] 4위 대혼전…선발진에 달렸다

입력 2014-08-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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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티켓의 주인공은 누구? LG 신정락(가운데)이 11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1회 1사 만루 위기에 빠지자 강상수 투수코치(오른쪽), 포수 최경철이 마운드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LG는 한화에 덜미를 잡히면서 4위 롯데에 1.5게임차로 멀어졌지만 두산, KIA와 함께 4강 진출의 꿈을 꾸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롯데-LG-두산-KIA 혈투…최종 승자는?

강한 선발진 갖춘 팀이 4위 확률 높아
팀방어율 우위 롯데·LG 짜임새 있어
두산 선발진 재건 필요…KIA는 상승세

4위 싸움에 불이 붙었다. 10일까지 롯데가 후반기 4승10패로 부진하면서 4위 싸움은 어지러워지고 있다. 6월초 5할 승률에서 -16까지 추락했던 LG는 7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4강 진입을 꿈꾸고 있다. 비록 한화에 9일과 11일 잠실에서 2연패를 당했지만 롯데에 1.5게임차다. 4위 롯데와 6위 두산은 2.5게임차이며, 7위 KIA도 롯데와 불과 3게임차다. 올 시즌 상위 세 팀은 이미 결정 난 분위기다. 선두 삼성은 독주체제에 나섰고, 2위 넥센과 3위 NC도 안정적이다. NC가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등 주춤했지만 롯데와는 7.5게임차가 난다.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이 걸린 4위 싸움은 강한 선발투수진을 갖춘 팀이 차지할 확률이 높다. 롯데와 LG가 KIA나 두산보다는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앞선다. 하지만 KIA는 임준섭, 김진우, 김병현의 호투로 최근 3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엔트리에서 빠져있는 더스틴 니퍼트와 노경은이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오면 해볼 만하다. 선발진이 살아야 공격력도 산다. 선발이 제 역할을 못하면 타격도 힘을 잃게 마련이다.


● 롯데, 유먼과 옥스프링이 이겨야 한다!

롯데는 선발야구를 하는 팀이다.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 장원준, 송승준으로 짜여진 선발진은 리그 정상급이다. 4명의 선발투수가 30승을 거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유먼과 옥스프링이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두 명의 외국인투수가 등판한 6경기에서 롯데는 1승5패를 했다. 후반기 14경기에서 롯데의 선발승은 불과 3차례다. 송승준이 2승, 장원준이 1승을 했다. 가장 큰 고민은 유먼의 부진이다. 6월 25일 한화전에서 9승을 거둔 유먼은 이후 6경기에서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구위가 예년보다 약해진 때문이다. 7월 이후 6경기의 방어율이 무려 7.91이다. 롯데는 유먼이 던진 6경기에서 겨우 1승을 했다. 옥스프링은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최근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이기지 못했다. 송승준은 여름이 되면서 좋아졌다. 최근 3경기에서 방어율 2.37을 기록하며 2승을 했다. 장원준도 꾸준하게 던지며 8승을 챙겼다.

롯데의 선발 32승은 삼성(43승), 넥센(36승), NC(36승) 다음이다. 선발진의 방어율 4.81은 리그 3위다. 시즌 초 롯데를 4강 후보로 꼽은 가장 큰 이유는 10승 투수 4명이 포진된 롯데의 선발진 때문이었다. 롯데의 4강 진출은 결국 선발진에게 달렸다. 선발진이 좀더 힘을 내야 불펜도 여유가 생긴다. 그 중에서도 유먼의 부활이 가장 시급하다.


● LG, 선발진 계속 강해지고 있다!

LG는 기적을 꿈꾼다. 6월 7일 LG는 17승 33패로 리그 최하위였다. 승률 5할에서 무려 16패를 더했다. 하지만 6월부터 선발진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6월 선발 방어율 4.94로 전체 3위로 올라섰고, 7월에도 4.75로 3위를 유지 했다. 8월 선발 방어율은 4.11로 리그 3위다. 우규민과 코리 리오단이 선발진을 이끈다. 7승으로 팀 내 최다승을 기록 중인 우규민은 최근 5경기에서 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이 기간 방어율 2.43을 기록하며 2승을 챙겼고 그가 등판한 5경기에서 LG는 모두 이겼다. 리오단은 승운이 따르지 않지만 실질적인 에이스다. 지난 9일 한화전에서 그는 9이닝을 완투하며 1실점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20경기에 나가 1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16경기에서6이닝 이상을 던졌다. 하지만 리오단이 등판한 후반기4경기에서 LG는 모두 패했다. 그에게는 득점지원과 승운이 필요할 뿐이다. 나란히 5승씩을 기록 중인 에버렛 티포드와 류제국이 힘을 보태고 후반기 들어 신정락이 합류했다. LG는 지난해 팀방어율(3.72) 1위를 기록하며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참가했다. 올해 LG의 팀방어율은 4.75로 전체 3위다. 선발 방어율 4.97은 4위, 불펜 방어율 4.43은 지난해에 이어 1위다. 양적으로 풍부한 LG 선발진이 내실을 다지면서 4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두산, 무너진 선발진 재건 가능한가?

올 시즌 두산은 4명의 선발 10승 투수를 꿈꿨다. 지난해 10승 트리오 니퍼트, 노경은, 유희관과 함께 크리스 볼스테드에게도 기대가 컸다.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볼스테드는 교체됐고 노경은은 3승10패, 방어율 8.47을 기록하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2년 동안 최고의 우완 선발투수로 각광받았던 노경은의 추락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유희관도 8승을 기록했지만 방어율은 4.95로 지난해보다 훨씬 높아졌다. 특히 6월 이후 11경기에서 2승6패로 부진했다. 그래도 에이스 니퍼트는 꾸준하게 던졌다. 9승을 기록했고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1승을 남겨놓은 상태다. 문제는 최근 두산 선발진의 모습이다. 니퍼트는 등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노경은도 컨디션 난조로 1군에서 제외됐다. 새로 온 외국인투수 유니에스키 마야는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믿음을 안겨주진 못했다. 올해 두산 선발진의 방어율은 5.99로 전체 8위다. 시즌 초 기대와는 완전히 어긋난 성적이다. 9일 넥센전에 김강률이 생애 첫 선발로 등판할 만큼 선발진에 여유가 없다. 두산의 공격력은 리그 최상이다. 하지만 선발진이 살아나지 않는 한 타격만으로 4강 진출은 결코 쉽지 않다. 지난해 무너질 뻔한팀을 구했던 니퍼트, 유희관, 노경은의 동반상승이 절실하다.


● KIA, 그래도 희망을 꿈꾼다!

KIA의 팀방어율은 5.94로 리그 8위다. 선발진은5.82로 6위, 불펜 방어율은 6.11로 최하위다. 4강에 올라가기에는 부족한 투수력이다. KIA는 후반기에 5승10패를 했다. 하지만 지난주 KIA는 절망 끝에서 희망을 건졌다. 8일 SK전에서 임준섭이 8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6연패를 당하며 5할에서 승패차가 -13까지 떨어졌지만 임준섭의 호투로 연패를 끊었다. 상대 선발투수가 4연승을 달리던 김광현이었기에 더욱 빛이 났다. 9일 롯데전에서는 한 달 만에 선발로 나선 김진우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0일 롯데전에서는 김병현이 6이닝 2실점으로 KIA 이적 후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임준섭, 김진우, 김병현의 연이은 호투로 3연승을 달렸고 4위 롯데와 3게임차로 좁혔다. KIA에는 에이스 양현종이 있다. 새로 합류한 저스틴 토마스도 첫 번째 선발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KIA에게는 32경기가 남아있다. 투수진의 종합적인 수치는 여전히 최하위다. 하지만 지난주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병현의 말처럼 아직 KIA에게도 4강 진출의 가능성은 있다. 선발진이 지난주처럼만 던져준다면….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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