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도전 “불가능한 것은 없다”

입력 2014-08-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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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프로축구-프로야구 ‘라이언킹’…끝나지 않은 신화

이승엽(38)과 이동국(35). 세살 차이의 두 선수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이들은 공통점이 많다. 둘 다 ‘라이언킹’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고, 출중한 기량으로 이미 누구도 넘보지 못할 신화들을 만들었다. 이제 한걸음 한걸음이 곧 야구와 축구의 역사와 전설이 된다. 선수로서는 환갑의 나이. 그러나 “아직 신화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항변하듯 여전히 출중한 기량으로 리그를 지배한다. 세월을 거스르며 불꽃처럼 타오르는 ‘라이언킹’ 이승엽과 이동국. 이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행운인지 모른다.


작년 생애 최악의 부진…자존심 버리고 타격 수정
올해 타율 0.302·홈런 26개 ‘제2의 전성기’ 부활

“인생은 야구와 같다”란 말은 야구의 속살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우리의 희로애락은, 야구의 환희와 아픔 그리고 좌절과 다르지 않다. 오죽하면 10번의 기회에서 3차례만 안타를 때려내도 ‘3할타자’라는 성공적인 경력이 더해지지 않는가. 인생사도 수많은 좌절 속에서 한번의 열매를 피우기까지가 중요한 법. 이런 의미에서 성공과 좌절을 숱하게 맛봤던 삼성 베테랑타자 이승엽(38)은 단단하고 초연하기까지 하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중심을 잡고 한 발 한 발을 떼고 있다.


● 좌절 속 꽃피운 절실함

‘프로 20년.’ 숱한 시련과 영광이 있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를 꽃피우고 있다. 20일 현재 타율 0.302(378타수114안타), 홈런은 26개를 때려냈고, 84타점을 올렸다. 홈런 공동 3위, 타점 5위 등 부문별 상위권에 이름을 걸치고 있다.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만들었다. 이승엽이 살아나니 삼성도 달라졌다.

좌절감을 맛봤던 2013년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승엽이 있었다. 그는 2013년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 홈런 13개를 때렸다. 일본에서 보냈던 2004∼2011시즌을 제외하고 한국무대에서 기록한 최악의 성적이었다. 이승엽은 “2012년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는 자만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으로 복귀한 2012년 첫 해 타율 0.307에 21홈런을 때리며 팀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준수한 성적이 나태함이라는 화를 불러일으켰다.

이승엽은 달라졌다. 물러설 곳이 없었다. 나이 탓으로 돌리고 싶진 않았다.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었다. 자존심을 벗어던졌다. 그리고 변화를 꺼내들었다. 예전보다 떨어진 배트 스피드를 보완하기 위해 타격자세를 수정했다. 꼿꼿이 세웠던 방망이를 어깨 높이로 눕혔고, 오른 다리도 더 이상 높게 들지 않는다. 홈런보다는 정교함을 우선하면서 중심축이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그 결과 ‘부활’의 달콤한 열매를 맞보고 있다.


● 불혹 앞둔 이승엽의 위대한 도전

불혹을 앞둔 그는 이제 3할-30홈런-100타점에 도전한다. 새삼스러운 기록은 아니다. 이승엽은 이미 5차례나 같은 성적을 올렸다. 1997∼1999년과 2002∼2003년 이 기록을 넘어섰다. 이젠 11시즌 만에 개인 통산 6번째이자 최고령 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종전 기록은 2001년 롯데의 외국인타자 펠릭스 호세가 작성한 만 36세.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그의 말버릇처럼 일말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만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복귀하면서 처음 가졌던 생각이 3할-30홈런-100타점이었다. 그런데 이런 성적이 욕심만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욕심 없이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목표에 다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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