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시장 전환기, 키워드는 ‘고음질’과 ‘사운드바’

입력 2014-08-25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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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AV 제품을 사는 소비자는 매우 극단적인 두 가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케이블 하나에만 몇 만원씩 할 정도로 비싼 고급 브랜드 제품을 다양하게 복잡하게 조합해 AV 환경을 구성하는 매니아, 혹은 간편하게 저렴한 일체형 제품이라도 그저 화면이나 소리만 잘 나오기만 한다면 불만 없이 쓰는 일반 소비자로 나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의 AV 시장은 이러한 간극이 좁혀지고 있다. 고급 AV 제품이 편의성을,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음질이나 감성 품질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 잘 팔리는 AV기기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봐도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를 테면 일반 소비자들은 홈씨어터를 구성할 때 5.1채널 스피커 시스템에 비해 설치와 관리가 편한 사운드바를 더 선호한다. 사운드바 시장이 커지다 보니 최근 출시되는 사운드바는 고음질 음원의 지원, 출력 향상, 다양한 사운드 모드 등의 고급 기능을 추가, 매니아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특히 고음질을 강조하는 경향은 음향 관련 기기뿐 아니라 영상기기도 예외가 아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지원하는 사운드바, 홈씨어터 대체 중

가정에서도 극장 못잖은 웅장한 서라운드 음향을 즐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연기 홈씨어터다. 단순히 음악을 즐기기 위해 활용하는 일반 오디오와 달리, 주로 TV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같은 영상기기와 조합해 입체적인 음향을 구현할 목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본래 홈씨어터를 구성하려면 5~8개의 스피커에 고출력 앰프를 갖추고 이들을 여기저기 배치하며 케이블로 연결하는 전통적인 멀티채널 스피커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이런 기존 홈씨어터 역시 아직 찾는 사람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의 대안인 ‘사운드바’가 더 많이 팔린다.


특히 최근 각종 가격 비교 사이트의 인기 순위에서 사운드바 제품군이 초강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홈씨어터가 설치 및 관리가 번거로운데다 제대로 된 음향을 들으려면 상당한 너비의 공간이 필요한데 비해, 사운드바는 TV 앞에 놓아두기만 하면 대부분의 설치 과정이 끝날 정도로 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의 홈씨어터는 숙련자라도 설치하는데 30분 ~ 1시간이 걸리는 반면, 사운드바는 초보자라도 불과 몇 분 만에 설치해 곧장 이용이 가능하다.

사운드바는 막대 모양의 본체에 다채널의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어 위성 스피커를 여기저기 배치하지 않아도 4.1채널, 5.1채널 등의 가상 서라운드(입체음향)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LG전자가 사운드바 시장에 의욕적으로 신제품을 투입하고 있는데, NB2430A, NB4540, NB5540 등의 2014년형 제품이 상위권에 다수 진입했다. 이들 LG의 신제품은 무선 서브우퍼, 블루투스 등의 편의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사운드 모드를 통한 음질 보정 기능 등 오디오 품질 면에서도 기존 제품에 비해 업그레이드 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NB5540와 같은 고급형 제품의 경우, 하이파이급으로 분류되는 24bit / 192kHz의 고음질 음원의 재생이 가능한 DAC(디지털-아날로그 신호 변환기)을 탑재하고 있어 OGG, FLAC, WAV 등의 무손실 압축, 혹은 무압축 음원 재생에 적합하다. 단순한 TV의 주변기기가 아닌, 독자적인 고음질 오디오 솔루션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TV, MP3플레이어도 고음질 지원으로 차별화 노려

TV의 경우, 2~3년 전만 해도 가격 대비 큰 화면을 무기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던 HD급 화질의 PDP 방식 TV가 시장의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한편, 대신 풀HD급 화질의 LED 백라이트 기반 LCD 방식 TV가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50인치급의 대화면 제품이 인기 순위에 대거 진입했다.

또한, 풀HD급보다 4배 이상 정밀한 화면을 볼 수 있는 울트라HD(UHD, 4K)급 TV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울트라HD급 TV는 같은 화면 크기의 풀HD급 제품에 비해 2배 이상 가격이 비싸지만, 울트라HD급에 걸맞는 콘텐츠가 있다면 화질 면에서 확실한 이득을 볼 수 있다. 또한 화질뿐만 아니라 음향 면에서도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이들 신세대 TV의 경향이다.

이는 특히 LG 65UB9800, 79UB9800 등의 제품은 저명한 오디오 전문 브랜드인 하만 카돈(Harman/kardon)의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한 것을 강조하고 있다. 덕분에 TV 자체 스피커만으로도 입체감 있는 음향을 즐길 수 있으며 스포츠, 영화, 뉴스 등의 콘텐츠 별로 적절한 사운드 모드로 자동 튜닝을 하는 기능을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시장 규모가 크게 줄어든 MP3 플레이어 시장 역시 고급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꾸준히 팔리는 MP3 플레이어 제품의 특징이라면 스마트폰 못잖은 다양한 기능 및 고급스러온 디자인을 갖추고 하이파이급 고음질의 재생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점이다.

소니의 NWZ-ZX1,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오디오 품질을 극대화한 고품질 음원 재생 기능 및 알루미늄 소재의 고급스런 재질을 갖추고 있는 제품으로, 70만원 이상의 초고가 제품임에도 오디오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일반 대중의 ‘막귀’는 ‘황금귀’로 진화 중
스피커 하나, 앰프 하나에 수백만 원을 투자하는 소수의 AV매니아들이 아닌 일반인 대상의 대중적인 AV기기에서 ‘음질’이라는 것은 결정적인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향도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대중의 취향에 부합하도록 편의성을 보강하는 한편으로도 음질에 대한 강화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이 상향 평준화된 상태에서 음질 향상이 차별화 요소로 부각된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입맛이 까다로운 기존 AV 매니아층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고급 AV 제품을 많이 써보지 못한 일반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대중들의 이른바 ‘막귀’가 ‘황금귀’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때 정통파 오디오 시스템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사운드바가 하이파이급 사운드까지 지원하게 되면서 기존의 홈씨어터를 조금씩 대체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2014년 8월 현재,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인 ‘에누리닷컴’의 홈씨어터 부문의 상위 1~10위 중 사운드바 제품군이 6개나 진입, AV기기 시장을 이끄는 한 축으로 부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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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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