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물품 갈취 의혹…국가대표 역도선수들 진정서 제출

입력 2014-10-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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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현직선수, 문체부·체육회에 진정

수천만원 건강보조식품·의류 등 적시
김 감독과 AG대표팀 염 코치까지 거론
선수들 “역도계 바로서는 계기 됐으면”

여자역도대표팀 김 모 감독의 선수 물품 횡령 및 갈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피해 당사자인 전·현직 국가대표선수들이 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스포츠동아 10월 6일자 3면 참고>

진정서에 포함된 내용은 수천만 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건강보조식품 횡령, 선수 TV 갈취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후원받는 닭 가슴살 등 식품류와 프로틴 워터 등 보조제류, 대표팀에 후원되는 스포츠의류 물품 등을 일부 지도자들이 사적으로 챙긴 사실도 적시돼 있다. 이 가운데는 김 모 감독뿐 아니라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여자대표팀을 지도했던 염 모 코치의 이름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염 모 코치는 “프로틴 워터를 가져간 적은 있지만, 테스트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진정서 작성에 참여한 한 선수는 “수년에 걸쳐 ‘이건 아니다’고 생각했지만, 고발했을 때의 피해가 두려워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미래의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한번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해 뜻을 모았다. 단순히 한 인물이 처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역도계 전반이 바로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어렵게 속내를 밝혔다. 또 이날 보도를 접한 일부 선수들은 다른 의혹들을 제보하기도 했다.

한편 6일 보도 이후 대한역도연맹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한역도연맹은 7일 긴급 상임이사회를 소집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선 11월 세계역도선수권 코칭스태프 선임도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한역도연맹 최성용 회장은 “아직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일단 김 모 감독은 세계선수권 코칭스태프에서 제외했다. 조사위원회는 공정한 인사들로 꾸릴 것이며, 시일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진상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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