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ML 가을사나이] ‘KC 9번타자’ 무스타카스 기적의 PS

입력 2014-10-1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타율 0.212 홈런 15개 개인 최악의 시즌
시즌 초반 슬럼프로 마이너 강등 수모도
포스트시즌 6연속경기 안타 등 맹활약
ALSC 2차전엔 솔로포…PS 4번째 아치

지명타자 제도를 쓰고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 9번 타순은 가장 타격이 약한 선수가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9번타자 마이크 무스타카스(26)는 포스트시즌에서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무패행진을 이끌고 있다.

우투좌타인 무스타카스는 통산타율이 0.238에 불과하다. 올 시즌 15홈런으로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지만 타율은 빅리그 데뷔 후 최악인 0.212에 그쳤다. 그러나 가을잔치에서는 잠재했던 강타자 본능을 맘껏 뽐내고 있다.


● 생애 첫 포스트시즌서 벌써 홈런만 4개째

12일(한국시간) 적지인 캠든야즈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SC) 2차전에서 무스타카스는 4회초 2사후 3-3 균형을 깨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선발투수 버드 노리스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벌써 4번째 홈런을 기록한 것. 정규시즌 막판 163타수에서 고작 1개의 홈런만을 쳤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이다. 또한 9회초에는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로열스가 결승점을 얻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날 3타수2안타를 친 무스타카스는 포스트시즌 6연속경기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타율을 0.318로 끌어 올렸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팀인 LA 에인절스를 3경기 만에 물리쳤을 때도 무스타카스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1차전에서 2-2로 동점을 이룬 연장 11회초 페르난도 살라스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솔로홈런을 때려 영웅이 됐다. 3차전에서는 4회초 앨버트 푸홀스의 솔로홈런으로 에인절스가 2-5로 추격하자 이어진 말 공격에서 마이크 모린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려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오리올스와의 ALCS 1차전에서 볼넷 1개만을 얻었을 뿐 4타수 무안타에 침묵을 지키던 무스타카스의 방망이는 연장 10회초 불을 뿜었다. 알렉스 고든의 솔로홈런이 터져 6-5로 앞선 1사 1루에서 잠수함 투수 대런 오데이를 두들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작렬시킨 것.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타였다. 포스트 시즌에서 파죽의 6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로열스는 연장전을 4차례 치렀다. 그 중 무스타카스가 연장에서 때린 홈런은 2차례나 된다.


● 프로 8년차 평범한 선수…올 시즌 초 마이너리그 강등 수모도

그리스 혈통인 그는 1988년 9월 11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났다. 대학야구 최고 명문 USC(남캘리포니아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번으로 로열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특히 올 시즌 초반 139타수에서 타율 0.152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자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도 겪었다.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는 그의 올 시즌 연봉은 54만9000달러(약 5억8900만원)다. 2018년 FA 자격을 얻게 된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