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가 던진 대구의 희망

입력 2014-10-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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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조광래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대구FC 단장 겸 사장에…선수 공개 테스트로 첫발

K리그 챌린지(2부리그)는 관심권 밖이다. 매 라운드 치열한 순위 다툼이 펼쳐지고 있지만,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하다. 챌린지 10개 구단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조용히 치러왔다. 그러나 9월 대구발 뉴스로 인해 잠시나마 챌린지가 주목을 받았다. 대구FC가 조광래(60·사진)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단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대구 구단은 더 나아가 10월 그에게 대표이사(사장)까지 맡겼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지도자로서도 출중한 능력을 발휘한 조 사장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를 가르치는 일에 익숙했던 그가 구단 행정을 책임진다는 것은 여전히 낯설다. 더욱이 대구는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 재정도 열악하고, 환경도 안정적이지 않다. 투자 없이 성적만 바라는 외부 상황 때문에 코칭스태프는 물론 사무국 직원들도 금세 바뀐다. 잠시도 안정될 틈이 없다. 지난해 챌린지로 강등됐을 때도 그랬다. 운영비는 대폭 축소됐고, 이는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가뜩이나 부족한 팬들의 관심도 급격히 떨어졌다. 올 시즌 성적도 좋지 않다. 32경기에서 11승7무14패(승점 40)로 하위권이다. 승격 플레이오프(PO) 마지노선인 4위권 진입도 현실적으로 버겁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조 사장이 단기간에 모든 것을 바꿔주길 기대할 순 없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뚜렷하고도 확고한 비전이다. 선수 육성이다. 관중을 모으고, 스폰서를 유치하는 일 못지않게 선수 육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21일 대구 구단은 내년 시즌부터 함께할 선수들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공개 테스트로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인프라의 기본인 클럽하우스와 훈련장 마련도 병행한다. 조 사장은 “성적도, 자금의 원활한 융통도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밑바탕에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선수단이 우선 갖춰져야 다음을 바라볼 수 있다. (선수를 사로잡고 매료시키는) 환경도 필수”라고 말했다.

조 사장이 추구하는 대로 ‘안정된 선수 육성→자금 확보(이적)→투자 유치(관심·마케팅)’의 선순환 구조를 갖춘 대구FC의 재탄생을 기대해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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