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삭발한 한화…FA 김경언도 예외 없었다

입력 2014-11-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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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김성근 신임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화의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에서 머리를 짧게 자른 주전 2루수 정근우가 몸을 날리며 펑고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짧은 머리로 와야할 것”
오키나와 캠프전 전 선수 정신무장

한화 김성근 감독은 10월 28일 취임식에서 “선수들이 왜 머리를 안 깎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이발비가 없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내일부터는 다들 짧은 머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일침은 마무리훈련부터 곧바로 실행됐다. 김 감독은 1일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했고, 먼저 오키나와에 도착해 있던 선수들은 파르라니 깎은 민머리로 새 감독을 맞았다.

일부 선수들은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지자마자 한국의 미용실로 달려가 머리를 깎았다.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로 주목 받았던 프리에이전트(FA) 외야수 김경언, 팀의 간판타자인 김태균도 예외는 없었다. 그러나 워낙 시간이 촉박해 한국에서 채 머리를 다듬지 못하고 온 선수들도 있었다. 혹은 이미 깎았다 해도 머리 길이가 김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합격’이다. 결국 선수들은 1일 바리캉으로 오키나와에서 서로 머리를 밀어줬다. 한화 관계자는 “마치 군에 입대하는 젊은이들처럼 표정들이 진지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단체 삭발은 사실 프로야구에서 쉽게 보기 힘든 사건이다. 대부분 시즌 도중 팀 성적이 좋지 않거나 연패가 길어져 침체에 빠졌을 때, 선수단 전체가 한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기 위해 사용하는 ‘충격 요법’이다. 그것도 대부분 고참들의 주도 하에 이뤄진다.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선수들의 헤어스타일부터 단속했다. 그것도 한 시즌의 준비를 시작하는 스프링캠프가 아닌, 마무리훈련부터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한화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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