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선수’ 좁은 자리…베테랑 어찌할꼬

입력 2014-11-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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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 9개구단, kt 특별지명 대비한 20인 보호선수 관리 딜레마

팀의 상징 베테랑들 제외땐 팬 반발 부담
팀 미래 위해선 핵심 유망주 지키기 시급
KIA 안치홍·김선빈 전역 후 대비 보호대상
SK 김광현, 넥센 강정호도 보호선수 유력

2007년 프로농구는 발칵 뒤집혔다. 리그 최고 스타 이상민이 프리에이전트(FA) 서장훈의 보상선수로 KCC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보호선수가 영입선수를 포함해 3명이었던 제도에 대한 문제점도 잇따랐다. 당시 만35세였던 이상민은 2010년까지 코트에서 활약했고 삼성에서 코치에 이어 감독을 맡았다. 지도자지만 여전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농구 삼성의 대표 스타다.

19일 제주오라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이끌고 있는 kt 조범현 감독은 “24일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코칭스태프, 운영팀, 전력분석팀과 함께 각 구단의 예상 20인 보호선수도 짜보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기도 했다. 20명 경계선상에 있는 선수들이 각 팀마다 몇 명보이지만 실제 명단이 궁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9개 구단은 24일까지 kt의 특별지명을 위한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kt는 4일 이내에 9명의 명단을 KBO에 보내야 하고 29일 특별지명이 발표된다.

조 감독은 “아직 보호선수명단이 작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선수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하며 비보도를 전제로 관심을 갖고 있는 몇몇 선수에 대해 말을 꺼냈다.

구단이 애지중지 하는 유망주도 있었고 노장이라는 단어가 따라 붙는 베테랑도 있었다. 앞으로 현역생활이 몇 해 남지 않은 선수로 황혼기를 맞고 있는 노장들에 대해 조 감독은 “팀을 하나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면 꼭 뽑고 싶다”는 말도 했다.

각 구단이 딜레마에 빠져 있는 부분도 그동안 팀에 큰 공헌을 한 베테랑들의 보호 여부다. 보호선수 20명은 1군 주전 멤버만 포함하면 될 것 같지만 각 구단에는 팀의 미래인 핵심 유망주들이 있기 때문에 고참 선수를 지킬 자리가 많지 않다.

그러나 막상 kt가 지명했을 경우 팀 전체 미치는 파장을 계산하기 어렵다. 팬들의 반응도 구단입장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2007년 농구의 이상민 이적 같은 큰 파장이 프로야구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한 구단 담당자는 “‘나이를 생각하면 설마 지명하겠어?’라는 마음도 있지만 팀 내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큰 베테랑들을 과감하게 보호선수에서 제외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핵심 유망주를 보내는 것이 더 아까운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KIA의 경우 안치홍, 김선빈이 입대를 앞두고 있고 양현종이 해외진출에 도전하고 있지만 2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할 경우 군 전역 후, 국내로 돌아왔을 때 보유권을 kt에 양도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 20명 안에 넣어야 한다. SK 김광현, 넥센 강정호도 마찬가지다. NC의 학습효과로 전력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각 구단의 고심은 24일 제출 직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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