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타고난 ‘모태애교’…그녀의 이름은 ‘홍블리’

입력 2014-12-0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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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은 새침데기일 것 같고, ‘여우’일 것 같은 이미지를 가졌지만, 자신은 “미련한 곰”이라고 했다. “사람을 잘 믿고,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한 없이 잘해주다 뒤통수를 맞는 일도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뮤직K 엔터테인먼트

우결서 얻은 ‘홍블리’ 애칭 뿌듯
1등신붓감? 음…돈관리는 자신
타이틀곡 ‘산다는 건’ 애교 작렬
트로트 어렵다? 난 시작입니다!


‘홍블리’. 가상 결혼생활을 관찰하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우결)에 출연중인 가수 홍진영을 부르는 새로운 이름이다. 2010년 드라마 ‘파스타’에서 배우 공효진이 그랬듯, 요즘 ‘우결’에서 홍진영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도드라지면서 ‘사랑스럽다’는 뜻의 러블리(Lovely)가 이름에 더해졌다.

2009년 ‘사랑의 배터리’로 스타덤에 오른 홍진영은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애교 넘치는 말투와 행동을 두고 ‘예능에서 캐릭터 잡으려고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다. 그러나 ‘우결’을 통해 ‘원래 애교 넘치는 사람’이란 사실이 ‘증명’됐고, ‘방송을 위한 억지설정’이라는 의심은 사라졌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홍진영은 “그간 예능프로그램은 단발성 출연이다 보니 저의 모습을 다 못 보여드린 것 같다. ‘우결’은 매주 방송돼 좋다”며 특유의 미소를 보인다. 실제로 홍진영은 항상 큰 눈을 껌뻑이며 생글생글 웃는다. 빡빡한 스케줄에 힘들어 틈틈이 쪽잠을 자다가도 사람들을 만나면 생글생글 웃는다. 이런 모습은 자칫 여성들에게 비호감이 되고, 반감을 줄 수도 있지만, 여성들까지 홍진영을 두고 이젠 ‘홍블리’라 부른다. 예쁜 척만 했다면 보기 싫을 텐데, 가식 없고, 망가질 때 망가지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그에게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얻는다. 홍진영도 자신에게 연상되는 단어가 ‘비타민’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는 이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란 바람이다.

사진제공|뮤직K 엔터테인먼트


홍진영의 애교는 아무래도 타고난 듯했다. 이른바 모태애교. 홍진영은 “가만 생각해보면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엄마는 아직도 아빠에게 ‘자기’라 부르고, 아빠가 출근할 땐 뽀뽀를 하신다. 다정다감한 집안에서 자라다보니 웃음도 많고, 말투도 이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했다.

‘우결’에서 홍진영은 자신과 판이하게 다른 성격의 남궁민과 동화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준다. 남자한테 잘해주는 이 같은 모습은 은연중에 홍진영에게 ‘1등 신붓감’이란 이미지를 심어준다. 특히 그는 장윤정이 잠시 비워둔 트로트 시장에서 ‘행사의 여왕’으로 불리고 있다. 경제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조건에 대해 홍진영은 “하하” 웃으며 “다른 건 모르겠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은 호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살림은 잘 모르겠지만, 돈 관리는 잘할 것 같다”고 했다.

홍진영은 최근 미니앨범 ‘인생노트’를 발표했다. 2009년 트로트가수로 전향하고 싱글만 내다가 5년 만에 처음 발표한 미니앨범이다. 타이틀곡은 ‘산다는 건’으로 ‘사랑의 배터리’를 만든 조영수(작곡), 강은경(작사) 콤비의 작품이다. 홍진영은 이 노래에서도 특유의 애교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준다. 슬프고 애절한 멜로디 위에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라는 노랫말은 홍진영 특유의 간드러지고 애교 섞인 목소리와 잘 어울려 인생의 고비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한다.

홍진영은 늘 신곡을 낼 때마다 ‘사랑의 배터리’를 넘어야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린다. 그래서 선곡에 어려움을 겪었고, 자연스레 신곡 발표 주기도 길어진다. 이번 음반은 1년 만의 신작이고, 앞선 음반 ‘부기맨’은 3년만의 신곡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신곡을 내면 ‘배터리 보다 나아?’라고 묻는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잘해야 하기에 선곡이 어려웠다.” 홍진영은 “이번에 예감이 좋다”고 했다. 트로트가 많이 침체된 가운데 모바일 벨소리, 컬러링 차트 1위에 오르고, 지상파 음악방송에서도 10위권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3개월쯤 걸려서 뜬 ‘사랑의 배터리’보다 빠른 속도”다.

홍진영은 “트로트가 어렵다지만, 그래도 간신히 살아남고 있다”면서 “트로트는 길게 봐야한다. 난 이제 시작”이라며 또 생긋 웃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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