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혜·박민영 열연…드라마 흥행 속설 지우다

입력 2014-12-1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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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신혜(왼쪽)와 박민영은 각각 SBS ‘피노키오’와 KBS 2TV ‘힐러’에서 의기 충만한 기자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이들이 그려내는 기자와 언론의 모습은 현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사진은 각기 드라마 제작발표회 모습. 동아닷컴DB

SBS ‘피노키오’·KBS 2TV ‘힐러’ 주연
현실감 살린 대본에 극적 장치까지 더해
흥행 못한다는 기자 소재 드라마로 호평


방송가에는 기자나 방송 관련 소재 드라마는 흥행하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최근 기자 캐릭터를 주역으로 내세운 두 편의 드라마가 시청자 호평 속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와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가 화제의 작품. ‘힐러’는 유지태와 박민영을 기자 캐릭터를 맡아 부모세대가 남겨 놓은 상처를 딛고 새롭게 자신들의 세계를 일구어 가려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피노키오’는 이종석과 박신혜 등이 방송사 사회부 기자 역을 맡아 진실을 찾아 나선다.

모두 언론과 기자들의 이야기를 전면에(피노키오) 혹은 중요한 배경 설정(힐러)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극중 인물들의 취재 및 보도 과정에 얽힌 에피소드가 비중 있게 그려지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피노키오’는 그 소재만큼 기자들의 이야기를 가장 현실감 있게 그린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피노키오’는 박혜련 작가가 실제 SBS 보도국 사회부 기자들을 동행취재하며 대본을 집필해 현실감을 살린 덕분이다. 드라마를 본 한 방송사 사회부 기자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기자들의 실상을 더 디테일하게 그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없지 않지만, 그동안 봐온 드라마 가운데서는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한 것 같다”면서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설정으로 ‘진실 보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자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사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 전개되며 지적을 받기도 한다. ‘피노키오’에서 박신혜가 ‘입봉’(신입 방송기자가 처음으로 리포트하는 것을 뜻하는 은어)준비를 하다 경찰서 화장실 변기에서 머리를 감는 장면이나 기자의 가족이 경찰서 기자들을 찾아오는 당면 등이 대표적이다. ‘힐러’ 속 박민영은 인터넷 매체 소속 연예기자. 8일 첫 방송한 ‘힐러’에서 박민영은 택배기사인 척하면서 파파라치로 잠입해 취재를 하는 장면을 연기하기도 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실제로 그런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박신혜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경찰서 기자실까지 찾아오는데, 그랬다간 ‘무개념 기자’ 소리를 듣는다”고 덧붙였다.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도 “박민영의 취재 방식은 이제 대중은 물론 언론계에서도 비난받기 딱 알맞은 경우”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사실 혹은 현실을 바탕으로 허구의 세계를 그린다는 점에서 인위적인 극적 장치는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지적을 받는 장면들 역시 이야기 전개상 혹은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구성한 것일 뿐이다”면서 “어디까지나 드라마인 만큼 지나친 현실성은 되레 시청 몰입도를 방해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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