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김동률 콘서트 ‘동행’, 팬들과 오직 ‘음악’으로 대화하다

입력 2014-12-15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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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뮤직팜

○ 공연타이틀 ‘동행’과 걸맞는 팬들과의 교감
○ 오직 ‘음악’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공연


지난 12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14 김동률 전국투어 콘서트 - 동행’ 서울 공연. 3일 간 진행된 이번 공연은 예매시작과 동시에 일찍이 마감돼 ‘김동률’이라는 뮤지션의 저력을 느끼게 했다.

눈 내리는 12월 밤, 눈으로 소복이 쌓인 길은 공연장을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했다. 새하얀 입김이 절로 나오는 추운날씨에도 팬들의 발길은 끝없이 이어졌다. 공연장을 오르는 행렬은 가족, 연인, 친구 등으로 다양했다.

공연장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질서정연하게 자리 잡은 팬들은 열렬한 환호 대신 숨죽인 채 김동률의 노래에만 집중했다. 이에 보답하듯 김동률은 노래로 이야기했다. 그의 묵직한 목소리만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공연에서 김동률은 ‘고백’, ‘트레인(Train)’으로 포문을 열었다.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눈 내리는 추운 날씨에 공연 보러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라며 팬들에게 안부를 먼저 물었다. 김동률은 공연 중간 중간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제 공연에 오는 남성 관객들은 두 가지 부류입니다. 누구에게 끌려왔거나 자발적으로 음악을 들으러 혼자, 혹은 누구를 끌고 왔거나 말이죠.”

침묵을 깬 그의 인삿말에 관객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동률은 지난 10월 1일 6집 정규앨범 ‘동행’을 발표하며 팬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음원 발표 직후 1위를 차지한 김동률은 방송출연 하나 없이 오직 음악성만으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김동률은 1부에서 ‘청춘’, ‘괜찮아’, ‘사랑한다는 말’, ‘내 사람’, ‘꿈속에서’ 등 자신의 데뷔곡에서 6집 앨범 수록곡, 프로젝트 그룹 활동곡까지 열창했다. 직접 피아노 반주까지 곁들인 무대에서는 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이 이어졌다.

공연 내내 이어진 진지한 분위기는 1부가 끝난 직후 인터미션시간에 깨졌다. 김동률과 공연세션팀과의 인터뷰 영상에서는 서로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담겼다. 일종의 폭로전 양상에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동률은 “내 사람들과 함께 같이 오래하고 싶다”는 메시지로 공연타이틀 ‘동행’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사진제공|뮤직팜



2부에서는 가수 존박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했다. 존박은 김동률과 함께 6집 수록곡 ‘어드바이스(Advice)’를 함께 부르며 무대를 꾸몄다. 감미로운 화음과 보이스를 선보인 그들은 카니발의 ‘그땐 그랬지’를 열창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이어 그의 대표곡 ‘아이처럼’, ‘취중진담’,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등이 새로운 분위기로 편곡돼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동률은 “사실 ‘취중진담’이 부르기 상당히 어려운 곡이다. 그동안 많은 공연에서 ‘취중진담’을 불러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부르지 않아도 섭섭해 하지 마세요”라며 위트 넘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함께 밤하늘을 연상케 하는 무대조명이 어우러져 눈길을 끌었다. 김동률의 풍부한 음악성만큼이나 화려한 무대구성은 공연을 보는 관객들의 만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출처= 동아닷컴 DB



김동률은 “공연 준비할 때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음악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이 공연을 준비하며 많은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제 음악이 여러분의 개인적 아픔과 힘든 마음을 다독여줬으면 좋겠네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고 그렇게 여러분 곁에 동행하는 그런 가수가 될 게요”라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기억의 습작’을 열창한 그의 모습 뒤로 ‘동행’ 공연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덩그러니 놓인 빈 의자 두 개가 유난히 꽉 차게 느껴졌다. 객석의 팬들은 150분 동안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공연 내내 그의 노래에 귀 기울이던 팬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보답했다.

“눈물이 고인 청중의 모습을 보며 노래 중간에 울컥했어요. 제가 오히려 위로를 받는 것만 같네요. 제 음악을 들으시면서 이런 저런 기억과 추억을 떠올린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저 역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도 제 노래 계속 들어주실 거죠. 우리 함께 가요.”

회기|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뮤직팜, 동아닷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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