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스포츠동아DB
어린 선수들과 함께해 책임감 더 느껴
슈틸리케 감독 “차두리 능력 보여달라”
축구대표팀 최고참 차두리(34·FC서울)는 최근까지 은퇴를 고민했다. 그는 1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현역생활 연장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아시안컵은 내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두리를 포함한 28명의 대표선수들은 15일 제주도에 입성해 서귀포시민운동장에서 첫 훈련을 했다. ‘마지막 대표팀’을 다짐한 그에게 이번 훈련은 뜻 깊을 수밖에 없다.
● “대표팀, 하루하루가 선물”
모든 일에 있어서 ‘마지막’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차두리에게 이번 제주도 전지훈련은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국내서 치르는 마지막 대표팀 훈련이다. 개인통산 3번째(2004·2011·2015년)이자 마지막 아시안컵에 나서는 그는 “한국은 언제나 우승을 목표로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매번 우승전력을 갖춰 대회에 나섰고, 이번에도 우승을 목표로 나갈 것이다. 마지막 국가대표 출전 대회인 만큼 팀에 보탬이 돼 꼭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두리는 이어 “대표팀 소집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이번에는 새로운 선수들이나 어린 선수들이 많이 왔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들과 함께 보내는 하루하루가 즐거울 것 같다”고 말하는 한편 “마지막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아시안컵 우승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정상 등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 슈틸리케 감독 “차두리, 명예로운 은퇴 돕겠다”
차두리는 대표팀에서 오른쪽 수비수 자리를 놓고 후배들과 경쟁한다. 대표팀에서 그의 존재는 단순히 수비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장 밖에선 라커룸 리더 역할도 한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대표팀 감독이 차두리를 선발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차두리는 “이번에 소집된 선수 중 아시안컵에 나갈 선수도 있고 못 나가는 선수도 있다. 최종명단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훈련을 한 셈이다. 그러나 아시안컵 이후에도 국가대표팀 경기는 계속된다. ‘휴가인데 왜 왔지’라는 생각보다는 향후 대표팀 멤버로서의 큰 꿈을 품고 훈련에 임했으면 좋겠다”며 맏형다운 조언을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차두리가 은퇴한다면, 그의 명예로운 은퇴를 도울 생각이다”면서도 “차두리 역시 호주로 가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그 역시 훈련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며 경쟁의식을 고취시켰다.
서귀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