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슈틸리케호…최전방도 중앙 수비도 불안

입력 2015-01-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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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이지만, 한국의 새해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는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왼쪽)이 1일 호주 시드니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 식당에서 떡국을 뜨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외국인 감독이지만, 한국의 새해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는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왼쪽)이 1일 호주 시드니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 식당에서 떡국을 뜨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2015 호주 AFC아시안컵 9일 개막|슈틸리케호와 역대 대표팀 전력 비교

이근호·조영철·이정협 공격진 경험 부족
골키퍼 안개정국…중앙수비수 호흡 숙제
‘골 결정력 부족’ 이번에도 나아진 것 없어
우승 보다 러시아월드컵 가는 준비의 단계

오랜 기간 아시아의 맹주로 통했던 한국축구였지만, 정작 아시아 최고의 무대에선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의 기억은 반세기 이전인 1960년 제2회 대회에서였다. 1월 9일 호주에서 개막할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도전장을 내민 ‘슈틸리케호’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이후 4차례 대회에서 한국은 3위 3회, 8강 1회를 기록했을 뿐이다. 아련한 추억이 돼 버린 우승 트로피는 단순한 ‘바람’을 넘어 ‘간절함’의 대상이 됐다.


● 슈틸리케호의 현 주소는?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7일 출국에 앞서 “아시아 맹주의 전통을 이어가겠다. 우승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전에도 “우린 호주에 놀러가는 게 아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대회에) 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표팀 엔트리(23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각에선 호주 아시안컵이 2014브라질월드컵의 참패를 딛고 2018러시아월드컵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축구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시절을 풍미한 박지성(은퇴)도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거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냉정한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전력이 이를 입증한다. 공격도, 수비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호주로 향한 공격진은 이근호(엘 자이시)-조영철(카타르SC)-이정협(상주상무) 등 3명. 유력한 원톱 자원인 이동국(전북현대)과 김신욱(울산현대)이 나란히 부상을 당해 슈틸리케 감독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좁았다.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을 마련할 순 있겠지만, 경험이란 측면에선 100%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등이 중심이 된 공격 2선의 상황과는 판이하다.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 이후 슈틸리케호는 ‘골 결정력 부족’이란 케케묵은 난제에 시달려왔다. 1∼2골 승부가 잦은 국제대회에서 확실히 전방을 믿고 맡길 만한 멤버가 부족한 대목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수비진은 어떨까. 아직 ‘브라질 참사’의 후유증을 말끔하게 씻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이후 펼쳐진 6차례의 A매치 중 무실점은 2회에 불과했다. 주전 골키퍼는 여전히 안개정국이고, 중앙수비수 역시 2% 부족하다. 호흡도 잘 맞지 않는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단단한 뒷문을 위한 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 과거 아시안컵에선?

“믿을 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축구인들의 견해가 많다. 틀린 분석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대회를 돌이켜봤을 때 완전히 수준이 떨어진다고는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4년 주기의 아시안컵에서 코칭스태프가 원한 만큼 오롯이 전력을 꾸린 때는 극히 드물었다. 특히 동남아 4개국이 공동 개최한 2007년 대회가 심각했다. 2000년대 초부터 대표팀의 핵심으로 자리한 박지성, 이영표 등이 전부 출전하지 않았다. 대회 진행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조별리그를 간신히 통과한데다 이란과의 8강전, 일본과의 3·4위전을 승부차기로 이겼다. 이라크와의 4강전도 승부차기 접전이었지만, 결승 문턱을 넘진 못했다. 당시에도 “킬러가 없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어렵사리 자동진출 자격을 얻은 2011 카타르 대회 때도 박주영(알 샤밥)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해 당시 조광래 감독은 풍성한 공격 2선의 효율적인 활용으로 빈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카타르 대회에는 듬직한 베테랑들이 대거 출격해 슈틸리케호와는 분명히 다른 상황을 연출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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