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황승호 “꿈만 같던 그랑프리 결승전…경주 내내 전율”

입력 2015-01-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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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호의 좌우명은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이다. 성적이 곧 수입인 프로 경륜 무대, 조금의 나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몸이 피곤해도 무조건 훈련 스케줄을 소화한다. 그런 성실성이 2014년 그랑프리 경주에서 보여준 돌풍의 원동력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경륜훈련원 19기 특선급 황승호

그랑프리 예선·준결승 2위 기록하며 파란
“5착에 그쳤지만 대단한 선수들과 대결 만족
작년 결장했던 네티즌배…올해는 꼭 출전”

지난달 28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2014 그랑프리 경주’ 결승전. 600여명의 선수 중 상위랭킹 98명만이 출전, 예선-준결승을 거쳐 한국경륜 최강자를 가리는 경주였다. 박용범, 이현구, 이명현, 조봉철, 김민철 등 출발대에 선 쟁쟁한 선수들 틈에 낯선 얼굴이 눈에 띄었다. 2012년 경륜훈련원을 졸업한 데뷔 3년차의 황승호(29·19기)였다. 황승호는 예선과 준결승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날 경주에선 5등에 그쳤지만 그랑프리 결승 진출만으로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 꿈의 무대에서 뛰어본 소감은.

“아직도 얼떨떨하고 꿈을 꾼 것 같다. 그렇게 많은 팬들이 주목하는 경주는 처음이었다. 경주 내내 전율을 느꼈다. 워낙 대단한 선수들과의 대결이었던 만큼 5착에 만족했다.”


- 자전거와의 인연은.

“초등시절 100m 육상선수였다. 맨몸으로 하는 운동이라 큰 재미가 없어 사이클부를 노크했다. 육상부와 사이클부가 함께 운영돼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없었다. 제대로 사이클을 하고 싶어 부천 중흥중을 스스로 선택해 입학했다.”


- 3년간 프로 경륜 선수로 살았다.

“아마 시절 겨울엔 대회가 없어 쉬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선 1년 내내 경주를 해야 해 체력적으로 힘들고 자기 관리가 중요함을 절감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훈련원을 5등으로 졸업했는데 동기들에 비해 특선급 진출이 늦었다. 2013년 상반기 승급 심사에서는 커트라인에 걸려 눈물을 삼켰다.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그러다 2013년 1월13일 광명 우수급 결승에서 2착을 해 특선급으로 특별승급 했다. 그 경주는 평생 못 잊을 거다.”


- 자신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아마 시절 중장거리 출신이라 지구력은 자신 있다. 반대로 짧은 거리 스피드가 약한 편인데 계속 보완 중이다.”


- 동계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집이 인천이라 오전에 팔당팀 선수들과 스피돔에서 트랙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아라뱃길 도로훈련을 한다. 사이클 선진국 선수들이 활용하는 실내자전거 ‘와트바이크’를 지난해 봄부터 열심히 타고 있다.”


- 가족 이야기를 해 달라.

“아내 황복정(27)과의 사이에 두 돌을 앞 둔 아들이 있다. 아내는 친구의 옛 직장동료였는데 SNS를 통해 소개받았다. 착하고 내조를 잘할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아내는 나의 남자다운 모습에 반했다고 했다. 연애 1년 만에 결혼했다.”


- 올 시즌 목표는.

“20년 가까이 사이클을 타서 자전거가 내 몸의 일부분 같다. 좌우명인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를 늘 되새긴다. 게을러지면 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몸이 피곤해도 꼭 훈련스케줄을 지킨다. 지난해 낙차 부상 후유증으로 결장했던 네티즌배에 올해 꼭 출전하고 싶다. 상반기 최고 대회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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