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가 90’s ②] “토토가는 찬란했던 나의 20대…아, 그때가 좋았다”

입력 2015-01-0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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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의 특집 ‘토토가’는 ‘원조 걸그룹’ S.E.S와 그룹 터보(아래 사진) 등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가수들을 다시 무대로 호출했다. 이들이 재현한 ‘1990년대 무대’는 추억과 공감의 이름으로 많은 시청자를 환호케 했다. 사진제공|MBC

■ 주말기획|‘토토가’ 댄스음악 그리고 1990년대

20·30·40대 기자가 본 ‘토토가’


“반짝반짝 빛났던 우리의 90년대! 찬란했던 그 시절 음악들과 함께하는 흥겨운 무대!”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가수들과 “빛났고 찬란했던” 10대∼20대의 청춘을 교감했던 이들은 열광했다. 무대에 오른 가수들과 객석의 관객은 하나된 몸짓과 ‘떼창’으로 시공간을 달리 한 시청자까지 들썩이게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특집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홍보문구가 대변하듯 가수들과 관객과 시청자는 추억의 타임머신으로 음원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 당시 음악에 대한 재평가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990년대가 정말로 “빛나고 찬란했”는지는 함부로 단언할 수 없는 일. 하지만 적어도 추억과 공감의 이름으로 ‘토토가’의 여운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 열기의 이모저모를 지면에 담는다.


■ 40대 기자

“우리 세대가 참 즐길게 없구나라는 쓸쓸함도…”


평소 ‘무한도전’을 즐겨보지 않지만, ‘토토가’는 ‘굳이’ 스마트폰으로 봤다. 일단 궁금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한창 잘 놀던 20대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던 것 같다. 그 시절 가수들의 ‘예전 그대로의 모습’에서 영화 ‘친구’(2001)를 보며 추억에 젖던 때가 떠올랐다. 여기까진, 내 감정의 ‘무조건 반사’ 같은 거다.

한편으론 ‘우리 세대가 참 즐길 게 없나보나’, ‘참 외로운가보다’는 생각도 스쳤다. 복고 콘텐츠는 사회심리학적으로 힐링효과가 있다고 한다. 현실이 팍팍하면 잘 나가던 시절, 좋았던 시절이 그리운 법. ‘토토가’를 보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을 한 건, 여전히 젊게 살고 싶은 욕망의 다른 표현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최근 ‘토토가’뿐 아니라 ‘청춘나이트’ 콘서트,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등 1990년대 콘텐츠는 흥행불패다. 이를 두고 “X세대가 문화소비자의 중심이 됐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안 쓰고 안 먹고, 참고 살았던 부모세대와 달리 우리 세대는 욕망에 충실했다. 배낭여행·어학연수가 유행이었고, 문화소비에도 적극적이었다. 우리의 20대는 ‘자유롭게 살던 때’였다.

‘토토가’ 열풍에 문득 ‘신해철 현상’도 떠올랐다. 신해철에 별 관심 없던 이들도 마치 엄청난 팬이었던 것처럼, 경쟁적으로, 그의 죽음 앞에 깊고 절절한 애도를 표했다. ‘좀 오버 아니냐’는 누군가의 말에 공감할 정도였다. 가만 생각하면, 신해철은 우리 추억의 한 부분이다. 신해철의 죽음과 함께 우리의 추억도 죽은 것이고, 비슷한 나이의 허망한 죽음을 목도하며 우리도 저렇게 죽을 수 있겠구나 싶었던 것이다. 추억은 그만큼 소중하다.

‘토토가’ 열풍을 보면서 드는 마지막 생각. ‘이 노래들이, 지금 신곡이라도 좋을까’. 그래서 드는 또 하나의 궁금증. 20년 후 ‘무한도전’이 현재 인기가수들을 모아놓고 똑같은 포맷으로 방송했어도 이토록 열광할 수 있을까.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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