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섭. 사진제공|LG 트윈스
류택현 코치 “볼끝·제구력 향상”…선발 1순위
LG 임지섭(20·사진)은 2015시즌 팀의 선발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좌완에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다. 201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1차 지명으로 뽑혔고, 지난해 시즌 잠실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깜짝 선발로 예고돼 첫 승(5이닝 3안타 4볼넷 1실점)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3경기에 등판해 7.2이닝 10실점하며 한계를 드러냈고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임지섭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LG 양상문 감독이 2군에서 기본기부터 다시 다질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교육은 류택현 신임 투수코치에게 맡겨졌다. 류 코치가 “(임)지섭이는 이름과 좌완이라는 것 빼고 다 바꿨다”고 할 정도로 대대적인 개조과정을 거쳤다. 사실 투수의 투구폼 변경은 도박과 같다. 만약 실패하면 자칫 전도유망한 선수의 야구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게다가 임지섭은 1차 지명이었다. 류 코치도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류 코치가 택한 훈련방법은 ‘이렇게 해야 한다’가 아니었다. 류 코치는 “(임)지섭이는 투구할 때 파워포지션에서 팔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옆으로 퍼지면서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오지 못했다”며 “그렇다고 팔을 올려서 던지라고 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팔 운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팔이 올라올 수 있으니 한 번 해보자’고 했다. 팔이 올라오다보니 릴리스포인트가 앞으로 오면서 볼 끝과 제구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류 코치는 임지섭의 하체도 수정했다. 임지섭은 스트라이드할 때 발꿈치가 아닌 발끝으로 착지하는 버릇이 있었다. 류 코치는 “다리를 더 멀리 내딛으려고 발끝부터 땅에 닿았는데 그렇게 되면 하체가 불안해지면서 제구가 되지 않는다”며 “발꿈치부터 닿을 수 있도록 훈련방식을 바꿨다. 상·하체를 잡아줬더니 예전에 비해 안정적이 됐다”고 말했다.
물론 제구가 잡혔다고 구속이 떨어진 건 아니다. 오히려 투구폼이 안정되면서 더 강한 볼을 던질 수 있게 됐다. 류 코치는 “파이어볼러에게 제구력을 키운다고 구속을 줄이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시속 137km짜리 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완급조절을 위해 132∼133km로 구속을 줄이는 건 이해가 되지만 148km의 공을 던지는 투수의 제구를 위해 142km로 스피드를 줄이는 건 손해 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임지섭의 바뀐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본 감독님도 고개를 끄덕이셨다. 지섭이가 열심히 따라와 준 덕분에 선발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지금부터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책임감을 부여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