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수비보다 방망이로 승부하라”

입력 2015-01-20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피츠버그와 계약을 앞두고 지난 14일 출국하는 강정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동안 그를 꾸준히 관찰해온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방망이로 승부해야 한다. 유격수보다는 3루수 전환이 장기적으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포츠동아DB

피츠버그와 계약을 앞두고 지난 14일 출국하는 강정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동안 그를 꾸준히 관찰해온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방망이로 승부해야 한다. 유격수보다는 3루수 전환이 장기적으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포츠동아DB

■ ML스카우트가 본 피츠버그 강정호 생존법

피츠버그,수비보다 공격력 보고 영입
3루수로 전환하고 방망이로 승부해야
목동 인조잔디 구장 경험은 적응 도움

강정호(28)가 피츠버그와 계약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 있다. 그동안 꾸준히 강정호를 관찰해온 메이저리그의 한 스카우트(익명 요구)는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냉정한 평가와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 방망이로 승부해야…3루수 전환도 도움

우선 그는 강정호의 피츠버그 입단을 진심으로 축하했다(이 스카우트는 피츠버그 스카우트는 아니다). 그러면서 “좋은 조건으로 계약한 것 같다”며 4+1년 계약에 최대 총액 1650만 달러에 사인한 사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빅마켓 구단보다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이 주어질 피츠버그 구단에 입단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정호의 유격수 수비력에 대해 여러 채널에서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 역시 “오리지널 내야수 출신이 아니라 풋워크와 핸들링, 송구 등에서 기본기가 다소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한국에서는 분명 어깨가 강하지만 메이저리그 유격수 수준으로 보면 어깨도 평균으로 봐야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3루수 전환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어차피 피츠버그도 강정호의 수비보다는 공격력을 보고 영입했다. 만약 수비만 생각했다면 일본 한신의 도리타니 다카시(34)를 영입했을 것이다”면서 “피츠버그 유격수 조디 머서의 수비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이다. 수비 부담이 적은 3루수 자리가 장기적으로 자신의 성장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정호는 방망이로 승부를 봐야한다.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로 타구를 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강정호의 타격은 분명 장점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2루수는 어떨까.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2루수도 움직임이 많고 피곤한 자리다. 강정호가 순간적인 판단이나 민첩성이 뛰어난 수비수는 아니다. 2루수로 뛰면 방망이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 피츠버그 2루수 닐 워커는 타격도 강한 선수다. 3루수 조시 해리슨하고 경쟁하는 것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 ML구장 그라운드에도 적응해야

그라운드 적응도 중요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타자의 타구질도 다르지만, 야구장의 그라운드가 한국보다 딱딱해 타구 속도와 바운드도 많이 다를 것이다”면서 “천연잔디 구장이지만 인조잔디 구장 그라운드 사정과 흡사할 것이다. 강정호가 그동안 홈구장으로 사용한 목동구장이 인조잔디 구장이라는 점은 오히려 적응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