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옥스프링 선발 확정…어윈·시스코 중 결정
“외국인투수 3명 모두를 선발로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이겨야하는 경기를 꼭 잡고, 연패를 막을 수 있다면 한 명을 전천후 불펜으로 쓰겠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kt 조범현 감독의 파격적인 구상이다. 그동안 외국인투수의 보직은 대부분 선발이었다. 2009년 김인식 전 한화 감독, 2013년과 2014년 선동열 전 KIA 감독 등은 외국인선수 카드 한 장을 마무리투수로 쓰기도 했다.
그러나 선 전 감독도 외국인투수를 마무리로 활용했지 불펜은 아니었다. 조 감독은 “신생팀으로 이겨야 하는 경기는 꼭 잡고, 연패를 최소화해야 최대한 많은 승리를 얻을 수 있다. 좋은 공을 가진 외국인투수가 승부처에 투입돼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 시즌 전체를 봤을 때 팀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NC는 2013년 1군 데뷔시즌 초반 3명의 외국인투수가 선발진에서 든든한 역할을 했지만 불펜이 승리를 지키지 못하며 잦은 연패에 빠졌다. 베테랑 손민한 합류 후에 숨통이 트였고 필승조 구축에 많은 공을 들여 지난시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비중은 높지만 역할이 한정적인 마무리투수보다 더 다양한 상황에서 외국인 불펜 에이스를 투입해 전력 활용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감독은 “크리스 옥스프링은 이닝소화 능력이 뛰어나다. 선발로 쓰겠다. 나머지 두 명 어윈과 시스코가 불펜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스프링캠프에서 지켜 본 후 결정하겠다. 공의 위력, 회복 속도, 성격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지난시즌 중반 영입한 시스코를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마무리 등 다양한 상황에서 투입해 보는 등 외국인 불펜 에이스 카드를 오랜 시간 준비해왔다. 앤디 시스코는 삼진 능력이 뛰어난 장신 왼손투수다. 불펜에서도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필 어윈은 제구력이 정교한 우완 투수다. 안정적인 제구는 위기상황에서 역시 큰 무기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