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캠프 합류 봉중근과 말없이 안아준 양상문 감독

입력 2015-01-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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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에 합류한 LG 봉중근(왼쪽)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양상문 감독과 어깨동무를 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연봉 협상 마음고생한 제자 직접 마중

제자는 고개를 숙였고, 스승은 따뜻한 가슴으로 제자를 안았다. LG 봉중근(35)과 양상문(54) 감독의 얘기다.

봉중근은 21일(한국시간)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에 도착했다. 피닉스공항에서 선수단이 있는 구장으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양 감독이 봉중근을 보기 위해 공항에 직접 마중 나와 있었던 것이다. 양 감독은 아무 말 없이 봉중근을 안아줬다. LG 관계자는 “감독님이 봉중근을 직접 보기 위해 공항으로 나갔다”며 “봉중근이 감독님이 공항에서 아무 말도 없이 안아주자 감동한 모습이었다”고 귀띔했다.

봉중근은 구단과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16일 선수단과 함께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러나 19일 지난해 연봉과 동결인 4억5000만원에 계약하고 전지훈련지로 향했다. 양 감독은 봉중근을 묵묵히 기다렸다. 찜찜함을 남겨둔 채 캠프 일정에 떠밀려 계약을 해봤자 어차피 훈련에 집중하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도 선수시절 겪었던 일이기에 제자의 마음을 누구보자 잘 헤아렸다.

봉중근은 “무엇보다 구단 및 동료 선수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솔직히 지난 시즌 힘들었던 만큼 좀더 보상 받고 싶었는데 협상 과정을 통해 섭섭한 마음을 털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선후배들로부터 빨리 오라는 메시지를 받고 하루바삐 캠프에 합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늦게 온 만큼 더 많이 뛰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개인 목표도 세웠다. 35세이브 이상. 3년 연속 30세이브뿐 아니라 40세이브까지 노리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욕심을 부리자면서 40세이브를 해서 팀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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