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이택근-오재원-김태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우승·개인성적 두토끼사냥…동기부여 확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는 ‘주장의 난’이 펼쳐질 듯하다.
그동안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예비 FA 주장’들이 올해 유독 대세를 이루고 있다. 10개 구단 주장 가운데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선수는 무려 절반에 해당하는 다섯 명. 삼성 박석민(30), 넥센 이택근(34), 두산 오재원(30), KIA 이범호(34), 한화 김태균(33)이다. 모두 이름과 경력만으로도 굵직굵직한 ‘대어’들이다. 예전 같으면 예비 FA들은 주장 완장을 피하거나, 이미 맡고 있던 주장직도 내려놓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점점 추세가 달라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팀과의 관계가 끈끈한 프랜차이즈 스타들이니, 주장의 임무를 잘 소화하면서 책임감을 보여주면 오히려 협상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에 대한 동료와 후배들의 신뢰가 깊다.
이미 몸값들도 대단하다. 박석민은 연봉이 3억7000만원에서 4억7000만원으로 올랐고, 오재원은 1억7000만원에서 무려 2억3000만원이 오른 4억원에 재계약했다. FA 4년 계약 마지막 해인 이택근은 연봉이 7억원, 역시 FA 재자격을 얻는 김태균은 프로야구 최고 연봉인 15억원을 받는다.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 모두 좋지 않았던 이범호가 4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 삭감된 4억원에 도장을 찍었을 뿐이다. 다섯 명의 연봉을 합치면 총 34억7000만원. 그야말로 매머드급 예비 FA 군단이다.
물론 다들 주장 자리가 편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택근는 4년, 이범호는 2년째 자연스럽게 주장을 연임하게 됐지만, 박석민과 오재원은 새로 주장 완장을 찼다. 10개 구단 주장들 가운데 나이도 가장 어리다. 주장 선임 소식을 듣고 부담을 많이 느꼈다. 김태균 역시 한 차례 주장을 맡았다가 다른 선수에게 물려준 뒤 김성근 감독의 선택을 받아 재신임됐다.
이들은 모두 “이왕 중책을 맡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인 삼성과 준우승팀 넥센, 포스트시즌 단골팀의 위용이 무색하게 가을잔치를 치르지 못한 두산, 그리고 최하위권으로 처졌던 KIA와 한화다. 각기 다른 이유로 주장들의 어깨가 무겁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예비 FA 주장들. 이들의 2015시즌 판도가 다가오는 FA 시장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