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시대…‘제2 겨울연가’는 없다?

입력 2015-01-2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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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 사진제공|KBS

겨울연가, 부가콘텐츠 양산했던 창작물
소설·웹툰 등 리메이크 대세 제작 감소
저작권 복잡…이해득실 충돌 위험도

2002년 KBS 2TV 드라마 ‘겨울연가’(사진). 영상미에 관한 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윤석호 PD의 연출로 배용준, 최지우 등이 그려낸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다. 이듬해 일본 NHK를 통해 방송되면서는 한류 열기의 불씨를 댕겼다. 드라마가 지닌 스토리의 힘과 연출력, 연기자들의 호연 등 3박자가 합을 이룬 성과였다. 이후 ‘겨울연가’는 연극과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으로 재탄생하며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줬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이제는 이런 성과를 얻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드라마가 부가 콘텐츠의 원작으로서 힘을 되찾기에는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를 넘어서야 한다고 이들은 말한다.

우선 최근 리메이크 드라마가 ‘대세’로 굳혀지는 추세다. 지난해 많은 드라마가 소설과 웹툰 등을 원작으로 제작됐고, 역시 동명의 웹툰을 바탕으로 한 케이블채널 tvN ‘미생’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는 등 리메이크 드라마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와 SBS ‘하이드 지킬, 나’도 각각 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2월 tvN ‘호구의 사랑’을 시작으로 방송을 예정하고 있는 ‘냄새를 보는 소녀’ ‘오렌지 마멀레이드’ ‘저녁 같이 드실래요?’ ‘치즈 인 더 트랩’ 등도 모두 원작을 두고 있다. 이런 드라마들은 원작자가 따로 있어 부가 콘텐츠화를 위해서는 동의를 구해야 하는 등 선결 사항이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또 드라마의 저작권과 관련한 상황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현재 드라마의 저작권은 대부분 방송사가 쥐고 있는 상황. 여전히 외주제작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문제다. 여기에 연기자들까지 출연료 계약을 맺으며 일부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부가 콘텐츠화에 따른 동의 등 사전 절차가 복잡해지고 각 당사자들의 이해득실이 충돌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제작비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가 많아지는 상황도 반길 일은 아니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올리기엔 그만큼 규모면에서 어려움이 따르고, 대규모 무대의 손익계산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KBS 드라마국 권계홍 PD는 “단막극이 연극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있지만, 미니시리즈 등 드라마의 부가 콘텐츠화는 이미 작품을 시청한 대중을 다시 끌어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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