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다시 찾아온 걸그룹들의 교복 열풍…그 이유는?

입력 2015-02-03 13:4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레드벨벳, 사진|동아닷컴DB


2014년부터 이어진 걸그룹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한해동안 새롭게 데뷔한 걸그룹은 30개 팀이 넘으며, 이제 갓 한달이 지난 2015년에도 걸그룹 여자친구가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더욱이 올해에는 YG엔터테인먼트와 큐브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도 새로운 걸그룹의 데뷔를 예고하고 있어 치열한 걸그룹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가요계 아이돌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걸그룹의 데뷔 자체는 그리 새롭지 않은 내용이지만 최근 걸그룹들의 무대를 살펴보면 한가지 묘한 공통점을 볼 수 있다. 무대의상 콘셉트가 그것으로, 많은 그룹들이 스쿨룩을 선보이며 '교복 콘셉트'를 차용하고 있다.

실제 데뷔 당시부터 여고생 이미지를 어필한 러블리즈와 여자친구는 물론이고 베리굿, 레드벨벳, 7학년1반 등과 같은 그룹들이 스쿨룩을 주요 무대의상으로 선보였다. 이후 스트릿룩으로 무대의상을 바꾸진 했지만 포텐 역시 '왜이래'의 컴백 무대 당시에는 스쿨룩을 선보이기도 했다.

걸그룹의 교복 콘셉트 무대의상은 저 옛날 핑클과 SES 시절에도 존재했고 이후로도 꾸준히 이어져온 흔한 콘셉트라고는 하지만, 이처럼 여러 팀의 걸그룹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비슷한 무대의상을 가지고 등장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나 정해진 파이에서 더 많은 조각을 차지하기 위해 별의별 콘셉트를 선보여왔던 걸그룹들인만큼 중복된 콘셉트로 경쟁하는 모습은 의아함마저 들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섹시열풍이 가고 풋풋하고 청순한 이미지가 새로운 트렌드가 된것 같다"며 "거기에 걸그룹의 평균연령이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 나이에 어울리는 콘셉트를 찾다보니 더욱 스쿨룩이 많아 진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분명 이는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이지만 '교복 경쟁'의 원인을 100% 다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기 위함이라는 분명한 이유가 있긴하지만)써니힐 같은 경우 멤버 연령이 20대 중후반이지만 교복을 입었고, 헬로비너스는 스쿨룩을 입고 '끈적끈적'한 섹시미를 발산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러블리즈, 사진|동아닷컴DB


이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에게서는 좀 더 직설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교복이라는 말을 듣자 곧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오타쿠가 많아진 것"이라고 대답한 그는 "노골적으로 말하면 유니폼 페티시다. 남초 사이트(남성 누리꾼들이 많은 사이트)에 예쁜 여고생 사진들이 올라오고 인기를 얻는 이유가 뭐겠나? 실제로 교복을 입고 나와 춤추는 아이돌을 보고 좋아하는 2~30대 삼촌팬들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수 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물론 정도가 심해 변태적인 성애자의 지경까지 가버리면 문제가 되지만, 가벼운 페티시 정도는 개인 취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런 페티시 중에서도 대표적인게 교복과 스타킹인데, 이를 포착한 제작자들이 취향 저격의 전략을 짜다보니 비슷한 콘셉트가 많이 나오고 있다. 반응이 괜찮다보니 안 할 이유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레드벨벳, 러블리즈, 여자친구 등은 데뷔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으며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둬 그의 말에 설득력을 더했다.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 원인을 찾은 제작자도 있었다. 한 걸그룹 제작자는 "레퍼런스가 보편화 되면서 성공을 거둔 걸그룹들을 벤치마킹 하다보니 나온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유니폼 등에 집착하는 페티시와 오타쿠적인 소비 행태가 같은 콘셉트가 나오는데 한 몫을 한 것은 맞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는 더 이상 할 게 없어서 그렇다"라며 "이미 나올만한 콘셉트는 다 나온 판국에 가장 무난하고 어느 정도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콘셉트가 교복이다 보니 여기에 쏠리는 것이다. 한 예로 카라의 일본에서 인기가 하향세로 접어든 2013년 3월, 발매된 싱글 '바이바이 해피데이즈'가 교복을 입고 촬영한 특별판 재킷은 전량이 매진됐다. 한국과 일본의 상황을 똑같이 볼 수는 없겠지만 특정 취향을 노린 전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새로운 콘셉트를 찾기는 어렵고, 기존 콘셉트 중에서 인기가 높은 사례를 찾다보니 초기 소녀시대나 에이핑크를 찾게 돼고, 낮아진 걸그룹 평균연령에 맞춰 무난하면서도 시선을 끌 수 있는 의상 콘셉트를 매치하다보니 그 종착지가 교복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재의 고갈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이는 누구를 탓하거나 잘못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라며 "다만 단순한 콘셉트 모방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발전시켜 자신들만의 콘텐츠로 만들 수 있도록 연구와 노력에 더 힘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당부했다.

여자친구, 사진|쏘스뮤직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