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포 박병호, 홈런왕의 품격

입력 2015-03-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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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가 8일 목동 kt와 KBO 시범경기에서 5회말 만루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넥센 박병호가 8일 목동 kt와 KBO 시범경기에서 5회말 만루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kt전 2홈런 6타점 활약…넥센, 시범경기 2연승

넥센 박병호(29)가 그랜드슬램으로 새 시즌을 활짝 열어젖혔다. 박병호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t와 KBO 시범경기에서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2홈런 포함) 6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10-4 대승을 이끌었다. 2안타 모두 홈런을 만들어내며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박병호가 홈런 신기원을 이룰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 2방과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의 호투를 묶어 시범경기 2연승을 이어갔다.

박병호는 1회말 2사 2루에서 앤디 시스코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KBO리그를 처음 밟는 생소한 투수를 상대로 공의 궤적을 끝까지 쫓았다. 박병호는 시스코가 던진 바깥쪽으로 크게 떨어지는 6구째 포크볼을 향해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우익수 키를 훌쩍 넘는 110m를 날아갔다. 2-0으로 앞서나가는 홈런이었다. 5회에는 바뀐 투수 엄상백을 상대했다. ‘오른손 사이드암’ 엄상백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kt의 1차 지명을 받아 올 시즌 입단한 새내기. ‘3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는 3-2로 앞선 무사만루에서 신인투수 엄상백을 맞아 가공할 만한 힘의 우위를 보여줬다. 3B-2S에서 가운데로 몰린 엄상백의 142km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백스크린 상단에서도 팀 스코어가 기록되는 지점을 그대로 때리며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경기는 단숨에 7-2로 벌어지며 넥센의 승리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6회초 수비에서 장영석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병호는 “시범경기는 큰 의미가 없다”고 경계하면서도 만족감을 드러났다. 그는 작년 시범경기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때리지 못했다. 특히 엄상백을 상대로 때린 만루홈런보다 시스코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때린 2점홈런에 더욱 큰 의미를 뒀다. 그는 “만루홈런은 (엄상백의) 실투였다. 그러나 1회 홈런은 첫 상대하는 앤디 시스코의 변화구를 몸으로 반응해 냈다는 게 결과적으로 좋았다”고 웃었다. 이어 “일본(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장타가 안 나왔는데 느낌은 좋았다”고 최근 몸 상태를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3루수비 훈련을 받은 박병호에게 시범경기 3루수 출전 전망을 묻자 “3루수로 안 나갔으면 좋겠다. 창피만 당할 것 같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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