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선수 스카우팅리포트] “브룩스 레일리, 타자 몸쪽 무릎높이 고속커브 일품”

입력 2015-03-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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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새 외국인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11일 사직 LG전에 선발등판하면서 국내 팬들에게 인사했다. 레일리는 영입 당시의 기대보다 기량이 좋다는 평가 속에 3이닝 2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쳤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4. 롯데 브룩스 레일리

시범경기 LG전서 3이닝 무실점 호투
간결한 투구폼·변화구 제구력 수준급
직구도 148km…롯데 1선발도 가능

2014년 11월15일 롯데 이종운 감독은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출국했다. 이 감독은 “2015시즌 우리 팀은 외국인투수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직접 눈으로 보고 최고의 선수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에이스 장원준이 아직 두산과 계약하기 전이었지만 타 팀 이적이 예상됐던 시점이었다. 조정훈의 복귀도 불투명했기 때문에 1∼2선발 외국인투수가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 이 감독은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과감히 KBO에서 완벽히 검증된 쉐인 유먼과 크리스 옥스프링 모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대신 리그를 지배할 수 있는 수준의 외국인투수를 선발하겠다며 직접 태평양을 건넜다.

이 감독이 도미니카에서 택한 주인공은 브룩스 레일리(27)였다. 이 감독은 왼손투수로 매끄러운 투구 폼, 안정적인 제구력을 보고 레일리를 택했다. 사실 부담스러운 결정일 수도 있었다. 같은 왼손투수인 유먼은 롯데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투수였다. 무릎 부상으로 구위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화가 붙잡으며 올 시즌 내내 레일리와 유먼은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레일리가 시범경기 첫 등판을 앞둔 11일 사직에서 “내가 선택한 외국인투수다. 당연히 내가 책임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 빠른 투구 템포

11일 LG 타선을 상대한 레일리는 빠른 투구 템포와 간결한 투구 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스피드 업’에 최적화된 투수인양 타자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쉼 없이 공을 던졌다. 당연히 타이밍을 유리하게 가져갔고 타자는 수 싸움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송진우 KBS N 해설위원은 “템포가 굉장히 빠르다. 몸쪽으로 찔러 넣을 수 있는 변화구 제구력도 뛰어나다. 1루 견제도 훌륭하다. 좋은 투수다”고 말했다.


● 위력적인 고속 커브

이상득 KNN 해설위원은 “빠른 커브가 상당히 좋다. 투수 공은 포수가 가장 잘 안다. 스프링캠프에서 호흡을 맞춘 장성우에게 물어보니 타자 몸쪽, 무릎 높이로 빠른 커브를 던질 수 있는데 그 공이 정말 좋다고 하더라. 직접 보니 굉장히 까다로운 공이다”고 말했다.

레일리는 1회초 LG 2∼4번 문선재, 채은성, 최승준 3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모두 몸쪽 커브가 결정적인 공이었다. 이 위원은 “시속 126km 정도 커브인데 제구가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전력분석팀이 파악한 커브 최고 구속은 128km, 최저는 121km였다. 이날 오후 2시경 사직구장의 기온은 8도였다. 시즌이 시작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130km 이상 나올 수 있는 빠른 커브다.


● 148km의 빠른 직구도 가진 수준급 좌완

레일리는 3이닝 동안 10명의 타자에게 44개의 공을 던져 2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1회초 첫 타자였고 그 이후에는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끄는 모습이 많았다. 안타 1개는 사실상 3루수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LG는 주전급 전력이 대부분 제외된 타선이었지만 약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투구였다. 특히 평균 140km 초반 직구를 던지는 투수로 알려졌는데 이날 148km, 146km를 수차례 찍었다.

롯데는 레일리와 50만 달러에 계약했고 LA 다저스 핵심 유망주였던 조쉬 린드블럼에게는 90만 달러를 줬다. 기대치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앞서는 린드블럼이 높았다. 그러나 레일리도 이에 못지않은 공을 던진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조성환 KBS N 해설위원은 “제1선발로 영입한 린드블럼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았지만 이제 레일리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완투수로 견제 능력도 갖추고 있어 많은 외국인투수들이 KBO에서 큰 혼란에 빠지는 느린 슬라이드 스텝의 함정도 없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 브룩스 레일리는?


▲생년월일=1988년 6월 29일(텍사스주)

▲신체조건=190cm·84kg(좌투좌타)

▲미국프로야구 입단=2012 시카고 컵스(6라운드)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14경기(38이닝) 1승2패 방어율 711

▲마이너리그 통산성적=121경기(592이닝) 30승 41패 방어율 4.18

▲롯데 입단 조건=계약금 5만 달러, 연봉 45만 달러


사직|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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