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리포트] 손흥민, 2011년 슬럼프 후 무서운 성장…“초심으로 일어섰다”

입력 2015-03-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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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2월 18일(한국시간) 손흥민(23·레버쿠젠)은 볼프스부르크와의 홈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첫 해트트릭이었다. 그의 빼어난 활약에도 팀은 종료 직전 실점하며 4-5로 패했다.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라인이 완전히 무너졌다. 3일 후 열린 아우구스부르크 원정경기도 마찬가지였다. 2-1로 앞서다 종료 직전 또 다시 수비가 무너지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한동안 고전했던 레버쿠젠은 14일 슈투트가르트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는 공격수 손흥민이 있다. 홈에서 펼쳐진 슈투트가르트전 4-0 대승의 숨은 공로자도 한 단계 더 성장한 손흥민이었다. 분데스리가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손흥민에게 항상 오르막길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10∼2011시즌 처음 함부르크 1군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특급 유망주’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에는 카타르 아시안컵까지 참가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어린 나이에 거둔 성과는 오히려 심리적인 ‘독’으로 이어졌다.

슬럼프가 찾아온 손흥민은 골문 앞에서 침착성을 잃었고 심리적으로도 흔들렸다. 때마침 성적부진으로 소속팀 사령탑이 교체되면서 신임 토어스텐 핑크 감독 체제 아래에선 입지도 점점 좁아져갔다. 슈투트가르트전 경기 직후 만난 손흥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프로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아시안컵을 다녀왔다. 그 사이에 감독이 바뀌는 등 팀 변화가 있었고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 시절 어려움을 회상했다.

부진하던 손흥민을 다시 잡아준 건 결국 ‘초심’이었다. 그 시즌 종료 후 휴가도 반납하고 아버지 손웅정씨 지도 하에 운동에 전념한 손흥민은 2011∼2012 시즌부터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려갔고, 2012∼2013시즌에는 12골을 터트리며 리그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그렇게 한 번의 성장통을 극복한 손흥민은 레버쿠젠 이적 이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이 끝나고 팀 복귀 이후에도 꾸준히 활약하는 모습은 4년 전과 대조된다. 손흥민은 그 원동력으로 ‘경험’을 꼽았다. “경험이 쌓인 게 가장 큰 것 같다. 4년 전과 달리 지금은 아시안컵 합류 전부터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지금도 감독님의 신임을 받으며 좋은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월드컵, 아시안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큰 대회를 치르면서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에서 ‘아이돌’로 성장한 손흥민은 여전히 더 성장하길 꿈꾸고 있다. “나는 아직 어리고 부족한 게 많은 선수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최대한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해 팬들의 기대에 항상 보답하고 싶다.” 손흥민의 다음 성장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독일(레버쿠젠)|박종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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