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감독 “차바위는 근성남”

입력 2015-03-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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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는 6강 PO에서 3연승을 거두고 4강 PO에 올랐다. 정규리그 6위 팀으로서는 사상 최초였다. 차바위는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전자랜드 돌풍에 기여했다. 사진제공|KBL

■ 전랜 유감독이 인정한 4강행 숨은 주역

정규리그 전 경기 출전 평균 5.3점 불구
6강 PO 3경기에선 평균 12.7점 맹활약
납조끼 입고 지옥훈련 3년간 땀의 결실
차바위 “4강 자신감으로 부딪쳐보겠다”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6위 전자랜드는 SK(3위)와의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3연승을 거두고 4강 PO(이상 5전3승제)에 올랐다. 전자랜드의 ‘싹쓸이’ 주역은 누가 뭐래도 리카르도 포웰(32)이지만, 팀의 서브 옵션으로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친 슈터 차바위(26)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 ‘PO 모드’ 발동, 가치 급상승!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차바위의 존재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정규리그 전경기(54게임)에 출전해 평균 5.3점·2.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은 경기당 0.9개(성공률 32.9%)를 넣었다. 평범한 슈터 수준이었다.

차바위는 PO에서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오픈 찬스에선 물론이고 상대 수비의 틈이 벌어질 때마다 과감하게 슛을 했다. ‘스텝만 맞으면’ 슛을 시도했다. 6강 PO 3경기에서 평균 12.7점을 올렸다. 3점슛은 경기당 7개를 시도해 3.3개를 꽂았다. 성공률도 47.6%에 이른다. 적어도 6강PO에서만큼은 ‘비범한’ 슈터가 돼 있었다.

차바위의 가치는 3점슛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끈끈한 수비와 리바운드는 보너스다. 2차전에선 4개의 공격리바운드를 포함해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3차전에선 경기 막판 5반칙 퇴장을 당했지만 SK의 장신 포워드라인에 끈질긴 몸싸움으로 맞섰다. 전자랜드 유도훈(48) 감독은 “차바위는 PO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스스로도 자신감이 높아졌을 것이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준비 없는 ‘깜짝 활약’은 없다!

유도훈 감독은 차바위의 활약을 두고 ‘준비된 성장’이라고 밝혔다. 2012년 전자랜드에 입단할 때만 해도 차바위의 체중은 98kg이었다. 유 감독은 “그 체중으로는 상대 포워드를 따라다닐 수 없다”며 체중 감량을 지시했다. 과정은 혹독했다. 차바위는 팀 훈련은 물론이고 연습경기에서조차 무거운 납조끼를 입어야 했다. 스피드 향상을 위한 유 감독의 처방이었다. 현재 차바위는 85∼86kg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유 감독은 “(차)바위는 대학 때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었다. 부모님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겪었겠는가. 그래서인지 바위에게는 남다른 근성이 있다. 난 아직도 바위에게 칭찬 한 번 하지 않았다. 유독 혹독하게 대했지만, 도망 한 번 가지 않고 버텨냈다. PO에서 활약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3년간 노력한 결실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6강 PO에서의 활약으로 차바위는 큰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슈팅 기회가 나면 주저 없이 던졌다. 자신감이 생겼다. (4강 PO 상대인) 동부는 강팀이지만 6강 PO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힘껏 부딪쳐보겠다”고 다짐했다. 늘 무표정했던 그의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번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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