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들’ 다녀온 그리스 대박 예감

입력 2015-03-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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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의 최신 시리즈 이후 여행특수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그리스에서 한국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곳 중 하나인 지중해의 산토리니섬(왼쪽)과 절벽 위의 ‘공중 수도원’으로 유명한 메테오라. 사진제공|꿈꾸는 여행. 모두투어

■ 여행업계 ‘꽃보다 할배’ 후광 효과


스페인·대만편 등서 파급효과 이미 입증
‘꽃할배’ 27일 방영…중장년층 수요 기대
4∼6월 그리스 상품, 업그레이드 론칭


스페인-대만 이어 이번엔 그리스 대박날까?

해외여행, 특히 유럽지역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업체들은 요즘 27일부터 시작하는 케이블TV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새 시리즈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꽃보다∼’ 시리즈에 등장하면 대박이 난다는 지난 2년간의 성공 신화가 이어질지 궁금증이 크기 때문이다.

2013년 7월 유럽편을 시작으로 2년 넘게 방송중인 ‘꽃보다∼’ 시리즈가 그동안 여행업계에 미친 파급력은 상당하다. 프랑스, 스위스, 대만, 스페인, 크로아티아, 터키 등 프로그램에 등장한 지역 대부분이 방송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

프랑스의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문객들이 적었던 독일국경 인접 도시 스트라스부르그가 방송에 등장한 이후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고, ‘대만편’은 ‘먹방투어’ 붐을 일으키며 제작진이 대만정부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시즌3에 등장한 스페인도 투어가이드가 부족해 더 이상 송출객을 보내지 말라고 현지 랜드사가 호소할 정도로 인기다.

tvN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꽃보다 할배’의 스핀오프 시리즈라 할 수 있는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의 인기도 못지않다. 크로아티아는 한국여행객이 연평균 1만명 정도 찾던 지역이었는데, ‘꽃보다 누나’에 등장한 이후 지난해 23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꽃보다 청춘’에 등장한 라오스도 전세기 노선이 생기고 관련 패키지 상품이 급증했다.

하지만 여행업계가 꼽는 ‘꽃보다∼’의 진짜 위력은 주력시장이 아니던 중장년층의 해외여행 수요를 새롭게 일으킨 점이다. 모두투어의 2014년 유럽상품 고객 현황 자료를 보면 ‘꽃할배’ 방송 이후 50대 이상의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 유럽여행시장에서 가장 큰 고객층이 됐다. 이동시간이 길고 문화가 낯선 유럽에 두려움을 갖던 장년층과 은퇴세대들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자금력을 동원해 적극 나서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영향력이 상당하다 보니 시즌4 그리스 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요즘 성장세가 가파른 개별자유여행(FIT)부터 패키지상품, 항공사까지 ‘꽃보다 할배’의 그리스 특수를 기대한다. 특히 그동안 그리스 등 남부유럽 상품을 중점 개발해 온 전문업체들은 방송이 끝나는 4월부터 5월이 그리스 여행의 적기여서 방송 이후 ‘꽃보다 특수’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유럽·지중해 전문 여행사인 꿈꾸는여행의 경우 2012년부터 진행하던 그리스 여행 프로그램을 이번에 업그레이드해서 4월부터 6월 초까지 운영하는 상품으로 론칭했다. 그리스 전문 여행작가가 동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신화와 고대 유적의 보고로 꼽히는 아테네, 남쪽 땅 끝 마을 수니온, 아폴론의 성지 델피, 벼랑 끝에 서 있는 중세 수도원 메테오라 등 내륙 주요 명소와 지중해의 꽃으로 불리는 산토리니 섬을 방문한다.

(주)넷홀딩스도 그리스 본토와 섬을 여행하는 ‘그리스 신화기행’을 론칭했다. 7월4일부터 13일간 신화 연구가 김원익 박사와 함께 신화의 나라로 떠난다. 아테네, 델피, 미케네, 크레타 유적 등을 돌아보고 에피다우로스 고대 원형극장에서 그리스 비극 공연 관람도 한다.

항공사들도 이미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그리스 전세기 취항 계획을 검토 중이고, 대형 여행업체들도 경쟁적으로 그리스 특별상품 기획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이미 현지 관광인프라를 넘는 갑작스런 수요 폭발로 숙소 품귀, 무자격 가이드 폐해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부실한 구성의 저가상품으로 말썽이 됐던 예전 동남아투어의 재현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꽃보다∼’시리즈 여행지를 찾는 사람이 늘자, 현지 상품을 운영한 경험이 전혀 없는 여행사나 수준 미달의 가이드들이 편승해 일부 질이 낮은 저가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기대에 부풀어 왔다가 부실한 구성으로 실망만 안고 돌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과열경쟁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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