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커. 사진제공|하나외환 챔피언십
커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아비라아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무려 7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했다. 버디 9개에 보기 2개로 막은 커는 이날만 7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이미림(25·18언더파 270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커는 우승상금 25만5000달러를 받았고, 개막전부터 이어져온 한국선수들의 우승 돌풍도 잠시 멈춰 섰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달린 이미림의 우승이 예상됐다. 또 한국선수들의 시즌 6번째 우승도 쉽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커의 상승세가 모든 예상을 깼다. 커는 LPGA 투어에서도 대표적인 베테랑 골퍼다. 1997년 데뷔해 올해 18년 차다. 투어 통산 우승도 16차례나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이 크게 떨어져있다. 가장 최근 우승은 2013년 5월 킹스밀 챔피언십이다. 여자골프 세계랭킹은 19위까지 밀려나 있었다. 이날도 선두였던 이미림과 3타 차까지 벌어져 있던 터라 크게 위협적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커는 10번홀까지 5타를 줄이며 이미림, 리디아 고(18)과 함께 공동선두를 이뤘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은 홀이 적은 이미림이 더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12번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적어내며 주춤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보기 이후 더 강해졌다. 13번홀부터 16번홀까지 4연속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3타 차 단독 선두로 앞서 나갔다. 베테랑의 무서운 뒷심이었다.
역전을 허용한 이미림은 16번홀(파4)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린 뒤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1타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17번홀(파5)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개인 통산 17승째를 따낸 커는 우승 뒤 18번홀에 있던 아들을 안으며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이 매우 자랑스럽다”라며 기뻐했다.
리디아 고는 17언더파 271타를 쳐 3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5위(15언더파 273타), 김효주(20·롯데)는 공동 6위(14언더파 274타)로 경기를 끝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