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과 마법사의 첫 발걸음] 마운드 공들인 NC, 수비에 공들인 kt…시작은 다르다

입력 2015-03-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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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와 kt는 KBO리그의 9번째 심장, 10번째 식구로 합류해 많은 팬들의 눈길을 끌어왔다. 홀수 구단 체제에서 128경기를 치른 2013시즌 NC 김경문 감독(왼쪽)은 외국인선수 3명을 모두 투수로 뽑으며 마운드에 공을 들였다. kt 조범현 감독은 144경기 체제로 확대된 2015시즌 수비에 공을 들이며 1군에 데뷔했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선택을 한 두 구단과 사령탑의 행보가 흥미롭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1. 다른 환경, 다른 선택

공룡(Dinos)과 마법사(Wiz), 팀명만큼이나 NC와 kt의 첫 발걸음은 다르다. 기자는 2013년 대만 도류, 2015년 일본 가고시마에서 각기 1군 데뷔를 앞둔 NC와 kt의 스프링캠프를 취재했다. 그리고 2013시즌 NC를 전담했고 올해는 kt를 담당한다. NC와 kt는 이처럼 2년의 간격을 두고 제9구단과 제10구단으로 1군에 데뷔했다. 연이어 신생팀의 데뷔를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NC와 kt의 1군 데뷔 시즌을 비교·조명하는 ‘공룡과 마법사의 첫 발걸음’을 연재한다.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산업화를 꿈꾸는 프로야구에 NC와 kt의 성공은 필수적이다. 리그의 확장은 곧 ‘전력의 희석’을 의미하며, 이는 흥행을 위한 평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신생팀이 장기간 어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 리그는 경쟁력을 잃게 된다. 공룡의 첫 발걸음은 씩씩했다. 마법사는 어떨까.<편집자 주>


NC, 1군 데뷔 초반 수비 불안으로 개막 7연패
탄탄한 마운드 구축…지난 시즌 PS 진출 쾌거

kt, 144경기 체제 1군 데뷔…얇은 선수층 불리
조범현 감독, 수비력 강화로 1군 연착륙 노려

“외국인타자도 물론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홀수팀 시즌이다. 중간 중간 3∼4일씩 경기가 없다. 외국인선수 3명을 모두 투수로 뽑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막내 구단이지만, 선발투수 싸움에서만큼은 우리가 앞설 수 있다.”(NC 김경문 감독. 2013년 2월 도류 캠프)

“사상 첫 팀당 144경기 시즌이다. 신생팀은 전력이 두껍지 않기 때문에 특정 투수, 특정 타자에 의지할 경우 위험하다. 수비가 첫 번째다. 수비가 강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kt 조범현 감독. 2015년 2월 가고시마 캠프)

김경문 감독은 1군 데뷔를 앞두고 탄탄한 마운드 구축에 온 힘을 쏟았다. 홀수구단 체제에서 팀당 128경기만 치르게 된 데다, 3∼4일의 휴식기를 잘 활용하면 외국인투수 3명과 정성껏 키운 토종 에이스 이재학까지 포함한 선발진만큼은 기존 구단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별지명에서도 고창성, 이승호, 송신영, 이태양 등 투수를 대거 영입했다.

그러나 NC는 2013시즌 초반 수비에 발목을 잡혔다. 개막 7연패를 포함해 4승17패라는 큰 시련이 따랐다. 다행히 많은 것을 포기하고 구축한 마운드는 팀의 빠른 안정세를 이끌었고, 데뷔 2시즌만인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성공의 큰 밑바탕이 됐다.

반면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된 올 시즌 kt를 둘러싼 환경은 2년 전과 크게 다르다. 쉼 없이 144경기를 완주해야 한다. 조범현 감독은 “NC와 kt는 그 출발점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배울 점은 많았다”고 밝혔다. 용덕한, 박기혁, 박경수, 앤디 마르테 등은 모두 수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영입한 선수들이다. 수비가 무너져 연패에 빠졌던 2년 전 NC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kt는 NC처럼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그러나 탄탄한 수비는 쉽게 패하지 않는 끈기를 선물했다. kt가 쳐놓은 ‘그물망 수비’가 과연 얼마나 빨리 1군 첫 승을 불러올까.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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