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무리 윤명준이 12일 잠실 LG전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윤명준은 LG 이진영에게 끝내기 2점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10일에 이어 이틀만의 블론세이브였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산 윤명준(26)이 마무리투수로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10∼1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라이벌 LG와의 주말 3연전에 모두 등판했지만 2경기에서 홈런을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윤명준은 10일 경기에서 2-1로 앞선 8회말 1사 1·2루서 마운드에 올라 대타로 나선 LG 이병규(9번)에게 역전 결승 3점홈런을 허용했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 결국 팀도 패했다. 얄궂게도 다음날 윤명준은 비슷한 상황에서 이병규를 또 만났다. 이번에는 9-6으로 앞선 9회말 2사 1·3루.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침착하게 1루수 땅볼로 이병규를 요리하고 팀 승리를 굳게 지켰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윤명준은 12일 2-1로 앞선 9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라 또 이병규와 마주했다. LG가 ‘빅뱅’ 이병규(7번)의 대타로 ‘적토마’ 이병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3연전 내내 윤명준과 이병규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윤명준은 안타나 홈런은 아니었지만 이병규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다음 타자 이진영에게 끝내기홈런을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마무리는 어려운 보직이다. 전날 블론세이브를 하고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팀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이 항상 어깨를 짓누른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든 제 공을 던질 수 있는 강한 멘탈이 중요하다. ‘초보 마무리’ 윤명준에게 아직은 무거운 짐이다. 그도 “중간계투보다 책임감이 확실히 다르다. 경기에서 더 잘 던져야 하는데…”라며 자책했다. 그래도 블론세이브를 하면 세이브를 하는 날이 있다. 144경기 중에 한 경기일 뿐이다. 그는 “어제 경기는 어제 경기, 오늘 경기는 오늘 경기라고 생각한다. 맞았다고 해서 위축되거나 하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