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BGM을 찾아서 ①] TV만 틀면 ‘별 빛이 내린다’…안녕바다 “우리도 신기해요”

안녕바다, 사진｜플럭서스뮤직

<<BGM(배경음악)의 전성시대다. 각 방송사마다 예능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많은 가수들의 노래가 BGM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젠 BGM을 고르는 일도 편집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BGM과 방송내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 그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된다. 그 노래가 들릴 때면 자연스럽게 방송 내용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PD와 작가들은 어떤 기준으로 BGM을 선택할까. 또 요즘 많이 사용되는 BGM은 어떤 가수의 노래일까. 화제가 되고 있는 BGM의 주인공들과 함께 BGM의 세계로 떠나보자>>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PD들에게 BGM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물었다. PD마다 차이가 있지만 “특별한 선정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 음악효과를 전문으로 하는 음악 감독들에게 맡기는 편”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이 돌아왔다. BGM을 먼저 정해놓고 편집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래도 전문가들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하나의 공통점은 있었다. 요즘 가장 BGM으로 많이 사용되는 음악을 묻자 많은 PD와 관계자들이 이 노래를 꼽았다.

‘틀면 나온다’고 할 정도로 TV에 자주 나오는 콘텐츠를 두고 우스갯소리로 ‘수도꼭지’라고 부른다. 안녕바다의 ‘별 빛이 내린다’는 ‘수도꼭지’처름 틀면 나오는 대표 BGM이다.

지난해부터 KBS2 ‘1박2일’, tvN ‘SNL 코리아’, ‘꽃보다 할배’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삽입된 ‘별 빛이 내린다’는 이제는 예능을 넘어 광고송으로도 애용되며 ‘별 빛이 내린다 샤랴랄라라랄라’라는 가사를 (거짓말 조금 보태) 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물론 음원차트 성적만 놓고 보면 안녕바다는 박진영이나 미쓰에이, 엑소 등보다 인지도가 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 노래를 듣고 ‘아! 이 노래’라는 반응이 나올 쪽을 고르라면 단연 안녕바다를 골라야 할 것이다.

이처럼 음악팬을 넘어 방송PD와 광고주, 그리고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별 빛이 내린다’의 매력을 확인하기 위해 홍대 거리를 전전하던 중 ‘어렵게’ 안녕바다의 베이시스트 우명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먼저 우명제는 ‘별 빛이 내린다’가 이처럼 TV프로그램의 사랑을 받는 이유를 묻자 “그냥 운이 좋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우리가 밴드다보니까 앨범을 내고 꾸준히 라이브를 해왔고, ‘별 빛이 내린다’도 계속 불러오던 노래다. 잊고 있던 노래가 갑자기 주목을 받은 것도 아니고 계속 라이브를 연주하던 노래다 보니 우리입장에서는 좀 신기하다”라고 스스로도 우연한 행운으로 여겼다.

하지만 어느 정도 힌트는 얻을 수 있었다. 노래 전체를 살펴보면 꽤나 자조적이고 슬픈 분위기의 가사를 담고 있지만 ‘별 빛이 내린다 샤랴랄라라랄라’라는 소절만 놓고 보면 그 활용도가 무척이나 다양하다.

우명제는 “TV에서 노래가 나오는 걸 보면 ‘아 이런 장면에도 쓰일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다”라며 “아름다운 장면에도 나오고, 웃기거나 코믹한 장면, 맛있는 걸 먹을 때, 깨달음이 있을 때 등등, 우리는 그냥 아름답고 서정적인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의도를 넘어선 그런 모습이 재미있다”라고 자신들도 미처 몰랐던 활용방법에 흥미를 보였다.

여기서 궁금한 건 ‘별 빛이 내린다’의 이 같은 인기가 안녕바다에 미친 영향이 있느냐는 점으로, 우명제는 “사실 안녕바다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다만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별 빛이 내린다’가 2009년도에 나온 노래인데 작년과 올해 갑자기 인기가 많아졌다. 처음 방송에서 BGM으로 들은 건 예전에 ‘1박 2일’에서다. TV에서 우리 노래가 나와 신기했는데, ‘꽃보다 할배’에서 또 나오더라.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TV를 틀면 흘러나왔다. 그 이후로 ‘우리 안녕바다 알아요’ 하는 팬들이 많아진 거 말고는 안녕바다가 변한 건 없다. 그냥 좋아해줘서 감사하고 고맙다”라고 늘어난 인기와 관심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더불어 ‘별 빛이 내린다’로 인해 수입이 늘어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수입적인 부분은 아직 잘 모르겠다. 사실 우리도 의문이다”라고 본인도 의아함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은 안녕바다에게 효자 같은 ‘별 빛이 내린다’이지만 갑작스러운 인기와 관심으로 인한 걱정도 있다. 우명제는 “사실 우리가 다른 노래를 만들려고 할 때, ‘별 빛이 내린다’가 혹시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긴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곧이어 “물론 밴드를 대표하는 곡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라고 덧붙여 ‘별 빛이 내린다’가 밴드의 고민이 아니라 행운임을 분명히 했다.

끝으로 “피부로 와 닿을 정도로 뭔가 많이 바뀌거나 그런 건 없다. 솔직히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라고 ‘별 빛이 내린다’의 인기로 안녕바다가 달라진 점은 없다고 다시 한 번 밝힌 우명제는 “사회구조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약자들, 어쩔 수 없는 성장통 등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고, ‘별 빛이 내린다’는 그런 카테고리에 속한 음악중 하나다.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어루만질 수 있는 음악을 하려하고, 이를 위해 고민을 많이 한다”라고 앞으로도 안녕바다 특유의 노래들은 계속 이어질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