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드라마 작명 법칙 ①임팩트 ②줄여읽기 ③리듬감

입력 2015-05-2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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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사진제공|SBS

‘재벌가의 딸’→‘트루 로맨스’→‘상류사회’
강한 인상 심기 위해 제목 세번이나 바꿔

‘냄보소’ ‘별그대’ ‘운널사’ ‘그겨울’ 등등
줄여 부르기 쉽고 리듬감 살린 제목 많아

‘드라마 제목을 짓는 데에도 법칙(?)이 있다?’

과거 두 자나 다섯 자 제목의 드라마가 대박이 난다고 해서 ‘유령’ ‘싸인’ ‘대물’ ‘연인’ ‘식객’ ‘마의’ 등과 ‘백년의 유산’ ‘내딸 서영이’ ‘꽃보다 남자’ ‘왔다 장보리’ ‘쓰리데이즈’ 등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른바 ‘2, 5자(字) 징크스’다. 지금도 가끔 이런 징크스가 통할 때가 있지만, 요즘은 무엇보다 ‘특이하고 임팩트가 있거나, 줄여서도 읽기 쉽고, 리듬감이 있어야 하는’ 등 일정한 법칙이 더 많이 적용된다.


● “임팩트!”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풍문) 후속으로 방송 예정인 ‘상류사회’는 제목이 세 번이나 바뀌어 화제를 모았다. 애초 ‘재벌가의 딸’에서 ‘트루 로맨스’를 거쳐 최근 ‘상류사회’로 확정했다. 재벌가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해서 일반적인 제목을 사용하기보다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결정한 것이다. 또 ‘풍문’ 등으로 쏠린 상류사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풍문’과 동시간대 경쟁 중인 MBC ‘화정’의 기존 제목은 ‘화려한 정치’였다. 방송을 앞두고 ‘화정’으로 바뀌었다. ‘화려한 정치’를 줄이면서 ‘화정(華政)’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고, ‘빛나는 다스림’이라는 보기 좋은 해석까지 내놓았다.

현재 방송 중인 MBC ‘맨도롱 또동’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제주도 캐츠비’로 바꿨다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기분 좋게 따뜻한’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인 ‘맨도롱 또동’을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어버릴 수 없을 것이라는 홍보효과를 노렸다.


● “세 자의 줄임 제목을 활용하라!”

박유천·신세경 주연의 SBS ‘냄새를 보는 소녀’도 ‘감각남녀’로 한 차례 바뀌었다 다시 원 제목으로 돌아온 사례다. 사실 원톱 주인공이 아닌 이상 극중 한 캐릭터를 드라마 제목으로 부각시키지는 않는다. ‘냄새를 보는 소녀’도 제목만 봐서는 극중 냄새를 보는 소녀인 신세경이 단독 주인공처럼 보일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긴 제목을 ‘냄보소’로 줄여 리듬감과 함께 웹툰 원작의 묘미를 살리며 ‘냄새를 보는 소녀’로 다시 바꿨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별그대’로,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운널사’,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그겨울),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너포위’로 줄여서 불러 재미를 봤다.


● “외국어 남발 안돼!”

6월 방송을 앞둔 KBS 2TV ‘너를 기억해’의 가제는 ‘헬로 몬스터’였다. 하지만 공영방송인 KBS는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자제하자는 뜻에서 제목을 변경했다. 앞서 KBS는 2012년 송중기 주연의 드라마 ‘차칸 남자’ 방송 도중 “올바른 국어사용이 공영방송의 일차적 책무”라며 ‘착한 남자’로 제목을 변경하기도 했다.

예외도 있다. 김수현·아이유·차태현·공효진 주연의 KBS 2TV ‘프로듀사’는 제작진이 다른 제목을 고민하다 그 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극중 주인공들의 직업이 예능PD(프로듀서)이고, 김수현의 아버지가 아들이 의사나 검사 등 ‘사(士)’자 직업을 가지길 원한다는 뜻에서 ‘프로듀사’로 정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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