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고가 철거가 집값을 올린다, 왜?

입력 2015-07-10 0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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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현고가 사라지자 신촌 집값 상승에 분양시장 활기
철거 수혜지역인 돈의문뉴타운 ‘경희궁자이’ 눈여겨 볼 만


도심 속 고가도로가 하나 둘씩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울 시내에서 철거된 고가도로는 지난 2002년 떡전고가도로를 시작으로 2003년 청계고가도로, 2014년 아현, 약수고가도로를 포함해 현재까지 17개의 고가도로가 철거됐다. 오는 11일엔 44년 만에 서대문 고가도로가 철거되고 아울러 구로, 도림, 삼각지, 노들 고가차도도 철거가 적극 검토 중이다.

서울 시내 고가도로 철거는 지금까지 주변 부동산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3월 46년 전통의 아현고가가 철거된 이후 서대문구 북아현동, 마포구 아현동 일대의 집값이 상승하고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는 등 ‘철거 효과’가 눈에 띠게 나타났다.

고질적인 불법 주차 차량이 즐비했던 고가 밑으로 8차선대로가 뚫렸고 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되는 등 주변 환경이 개선되면서 아파트 시세는 물론 인근 상점까지 그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 5월 대림산업이 서대문구 신촌로에 분양한 ‘e편한세상 신촌’은 조망권을 크게 가로막던 아현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평균경쟁률 10.68대 1, 최고 112.9대 1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인근 마포 래미안푸르지오도 전용면적 84㎡ 기준 매매가격이 최근 7억800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입주 당시 7억2000만원대에서 1년도 채 안돼 6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이뿐 아니다. 2010년 8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고가도로 철거 후 인근 문래자이 아파트는 철거가 완료된 후 부동산 침체기에 떨어진 집값을 완전히 회복했으며,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청계 벽산아파트는 지난 2003년 청계천 복원공사 착공 후 2년여 만에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오는 11일 서대문 고가도로 철거를 앞두고 가장 수혜단지로 주목 받고 있는 돈의문뉴타운 ‘경희궁자이’ 분양권 거래도 활발하다. ‘경희궁자이’의 6월 한 달 동안 총 54건의 분양권 거래가 있었는데 이는 6월 종로구 분양권 거래 횟수 총 59건에 91%에 해당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시내 고가도로가 사라지자 주거여건이 좋아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학습효과’의 영향으로 시내 고가 철거 현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철거를 앞두거나 철거가 이뤄진 고가 인근 부동산을 선점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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