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7월 안방 승부수, 현실 혹은 판타지

입력 2015-07-10 11:0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BS·MBC·tvN이 전작의 부진을 씻어낼 만한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웠다. KBS는 새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로 현실 정치를 반영하고, MBC와 tvN의 경우 ‘밤을 걷는 선비’ '오 나의 귀신님' 같은 판타지물로 여름 더위와 맞선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어셈블리’ 티저 캡처


KBS2 새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는 ‘복면검사’의 후속 작으로 오는 15일 첫 방송된다.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의 성장 이야기로, 국회의 이면과 정치인을 실재감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혹자는 ‘KBS가 정치 드라마를 해?’라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러나 ‘어셈블리’는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KBS1 드라마 ‘정도전’ 정현민 작가의 차기작이란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정현민 작가는 10년 보좌관 경력을 가졌다. 국회의 이면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정치 풍자와 명대사로 쾌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황인혁 감독은 9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정치에 대한 편견, 거부감을 희석시켰으면 좋겠다. 정치 충돌이 있을 수 있지만 나은 방향으로 가도록 할 것“이라며 ”가장 우려되는 점은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보좌관 사이의 인간관계를 다루며 조금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한다. 풍자에 휴머니즘을 더했다“고 말했다.

극 중 카리스마 있는 의원급 보좌관 최인경 역을 맡은 송윤아도 "국회의원과 보좌관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며 ”권력을 쥔 국회의원에 비해 보좌관은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런 정치인들의 이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어셈블리’가 성공한 현실 정치 드라마의 첫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이하 ‘밤선비’)는 뱀파이어물 징크스를 깰 조짐이다.

앞서 KBS2 ‘블러드’ ‘오렌지 마말레이드’ 등 뱀파이어 장르물은 ‘유치하다’ ‘이상하다’는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비해 ‘밤선비’는 출연진의 연기, 화면 연출 면에서 화제다.

특히 배우 이준기는 뱀파이어 선비 김성열을 몰입감 있게 표현한다. 진한 스모키 화장조차 어색하지 않다. 뱀파이어로 변신하는 과정부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슬픔, 사랑의 설렘까지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유비는 남장 여자지만 특유의 유쾌함으로 극의 활력을 불어 넣는다. 이수혁은 뱀파이어의 검은 카리스마를 담당한다. 단점인 뭉개지는 발음을 비주얼로 상쇄하기 충분하다는 평가다.

사진출처|CJ E&M


배우 박보영은 엉큼한 처녀 귀신에 빙의됐다.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은 소심한 주방보조 나봉선(박보영)이 처녀 귀신 신순애(김슬기)에게 빙의된다는 현실에서도 가능할 법한 소재로 시청 욕구를 자극한다.

1,2회 모두 2.7% 시청률(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전국 기준)을 기록, tvN 역대 금토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경신했다.

캐릭터 색깔이 뚜렷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박보영은 귀신에 시달려 늘 피곤하고, 항상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인물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빙의된 후에는 주눅 들어 있는 모습과 전혀 다른 유쾌한 매력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로 분한 조정석은 하는 말마다 손을 오그라들게 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 않다. 그의 자뻑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양희승 작가는 “나약한 인간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귀신의 도움을 받아서 사랑을 쟁취하고 더 성장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귀신을 주제로 한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제작진의 의도대로 ‘오 나의 귀신님’이 요리, 귀신같은 흥미 있는 소재로 시청자를 끝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지 지켜볼 만하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