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TTL 광고 ‘신비소녀’ 임은경

입력 2015-07-14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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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7월 14일

광고는 대중의 감춰진 욕망을 드러내고 실현시키려는 소비사회의 첨병이다. 또 한 시대의 트렌드를 선두에서 이끄는 첨단의 표현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은 그래서 뚜렷한 이미지를 지녔거나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1999년 오늘 각 일간신문에 실린 전면광고는 이 같은 광고의 속성을 잘 드러낸 사례로 남아 있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이른바 ‘N세대’를 겨냥한 SK텔레콤 이동전화 서비스 TTL 광고였다. 여기에는 ‘신비소녀’가 등장했다. 소녀는 많은 이들의 강렬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미 그 며칠 전부터 CF를 통해 선보인 광고는 소녀가 내뿜는 이미지와 함께 낯설지만 상당히 신선한 영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광고 속 주인공은 당시 서울 대원여고 1학년생이었던 임은경이었다. 광고 속에서 임은경은 투명한 기포와 함께 큰 눈망울을 드러내며 신비감을 극대화했다. 작은 얼굴에 큰 눈은 깊고 맑은 느낌을 주었다.

TTL 광고가 공개되면서 세간에는 임은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방송가를 비롯한 연예계와 광고계는 임은경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광고주인 SK텔레콤과 박명천 감독 등 광고 제작진은 철저하게 그를 숨겼다. 하지만 임은경은 얼마 가지 않아 정체를 드러냈다.

그가 광고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서도 설명이 각기 달랐다. 언론은 그가 한 케이블채널 음악프로그램에 잠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광고계 관계자는 이병헌의 팬 사인회에 갔다가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에게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어쨌든 임은경은 당시 N세대로 불린 젊은 소비자의 욕구와 자유로운 감성, 다양한 감각 등에 맞춰 저렴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TTL의 전략에 맞춤한 이미지를 내뿜으며 한동안 대중의 시선을 모았다.

이후 임은경은 2002년 대작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서 TTL 광고의 이미지를 연장했다. 하지만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임은경은 영화 ‘품행제로’와 KBS 2TV ‘보디가드’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편의 작품에 등장했다. 지금은 8월 개봉하는 영화 ‘치외법권’으로 새롭게 관객을 만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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