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걸그룹 대전’으로 시작된 음원 춘추전국시대

입력 2015-07-17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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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의 음원차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음원차트에 들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디(혁오밴드), 힙합(리쌍 크러쉬 박재범 자이언티), 남자아이돌(빅뱅 인피니트 슈퍼주니어) 걸그룹(소녀시대 씨스타 에이핑크 걸스데이) 여성 솔로(백아연 아이유) 등 여러 팀이 고르게 사랑 받고 있다.

특히 걸그룹의 강세가 눈길을 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걸그룹은 물론이고 신인들까지 가세해 '걸그룹 대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지금껏 이런 걸그룹 대전은 없었다. 17일 저녁 방송예정인 ‘뮤직뱅크’에 출연하는 걸그룹들의 면면을 보면 연말 가요 시상식을 방불케 한다.

이 걸그룹 대전의 서막은 AOA와 씨스타가 열었다. 최근 히트곡을 잇따라 터트리며 확고한 팬 층을 확보한 AOA와 여름의 절대강자 씨스타의 맞대결이 걸그룹 대전의 불씨를 당겼다. 여기에 최고의 걸그룹 소녀시대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걸스데이, 에이핑크까지 전쟁에 뛰어들었다. ‘걸그룹 빅5’가 같은 시기에 컴백한 것이다. 여기에 실력파 걸그룹 마마무는 빅5를 위협하는 음원강자로 떠올랐다. 이들의 음악은 차트 상위권에 포함돼 연일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걸그룹들의 선전은 음원차트 속 장르 다양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나인뮤지스, 헬로 비너스, 스텔라와 언니들을 위협하는 2세대 걸그룹 소나무, 여자친구, 워너비 등도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걸그룹 대전에 가세할 예정이어서 걸그룹들의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남성 아이돌 그룹의 분전도 눈부시다. 빅뱅은 ‘MADE’ 시리즈로 매월 1일 신곡 발매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발휘했다. 데뷔 5년 차를 맞은 인피니트 역시 타이틀곡 ‘BAD’로 그들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슈퍼 주니어 역시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음악 시장은 아이돌 그룹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음악 장르는 음원차트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리쌍과 혁오 등 자신들만의 색채를 유지하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팀들은 여전히 리스너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음원을 출시할 때마다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 그들만의 영역이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 크러쉬, 자이언티, 박재범의 노래도 좋은 성적을 거둬 힙합이 대중음악의 중요한 장르로 자리잡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가 사랑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가수들의 음반 발매가 ‘앨범’에서 ‘싱글’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어서다. 빠르게 변화하는 음원 환경 속에서 대중들은 갈수록 신선한 음악을 요구한다.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뮤지션들 역시 대중들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을 곡들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복면가왕’과 ‘불후의 명곡’ 등 가수들을 위한 예능 프로그램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음원차트의 장르 다양화를 이끌고 있다. 가수들은 자신들의 무대뿐 아니라 리메이크, 콜라보레이션 등을 시도하고 있고, 팬들은 이런 변화에 열광하고 있다.

좋은 음악을 듣고 택하는 건 오로지 대중의 몫이다. 하지만 그 좋은 음악이라는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기준은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은 음악을 사랑하는 리스너들에게는 커다란 기쁨이자 희소식이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리쌍컴퍼니, 두루두루a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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