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새 격전지 ‘파인 다이닝’

입력 2015-07-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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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대교를 내려보는 경치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파크 하얏트 부산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다이닝룸’, 제주 고유의 식재료를 바탕으로 모던한 한식을 추구하는 켄싱턴 제주의 한식 퀴진 ‘돌미롱’, 재료의 질감과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통요리 콘셉트를 도입한 더 플라자의 뷔페 ‘세븐 스퀘어’(맨 위쪽부터). 사진제공|파크하얏트부산·켄싱턴 제주·더 플라자

쿡방 대세…브랜드 선택 기준으로 떠올라
파크 하얏트, 동서양 넘나드는 요리 인기
제주 해비치, 지역 특화 식재료로 차별화

특급호텔들의 ‘파인 다이닝’(Fine Dining) 경쟁이 뜨겁다. 해마다 빠르게 성장하는 내수시장을 두고 특급호텔들이 벌이는 경쟁은 이제 ‘레드오션’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치열하다. 저마다 고객의 관심과 선택을 이끌기 위해 남과 다른 차별화된 장점을 부각하려 애쓰는데, 그 경쟁의 첨병이 파인 다이닝이다. ‘잘 만든 정식요리’ 또는 ‘고급식당’이란 사전적 의미를 지닌 파인 다이닝은 ‘쿡방’(요리하는 프로그램)과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 대세인 요즘, 단순한 호텔 부대시설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와 인기를 책임지는 ‘간판스타’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후각, 청각에 분위기로도 맛보는 파인 다이닝

부산 해운대에 있는 파크 하얏트 부산의 시그니처 레스토랑, ‘다이닝룸’은 ‘으리으리하고 화려한’이란 수식어가 붙던 예전 특급호텔의 메인 레스토랑과 첫 분위기부터 다르다. 요란한 장식을 배제한 모던한 인테리어에 수저나 박같은 우리 전통 소품을 적절히 이용한 것이 신선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 보다 은근히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호텔의 콘셉트를 레스토랑에도 일관성있게 적용했다.

이곳의 요리도 마찬가지다. 360도 오픈 키친에서는 숯불에 구운 한우, 와규 등의 스테이크부터 바닷가재 등의 해산물, 스시 등의 일식과 셰프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한식 등 다양한 장르의 메뉴를 운영한다. 사시미 샐러드부터 그릴 해산물, 백된장으로 맛을 낸 대구, 치맛살 데리야키, 스시, 우동 등 동서양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코스로 구성한 ‘오리엔탈 세트’가 이런 특성을 대표하는 간판 메뉴이다. 오픈 키친의 특성을 살려 조리과정을 지켜보면서 후각과 청각으로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지역 특화 식재료 활용 메뉴로 차별화

제주는 서울 못지않은 특급호텔들의 각축장이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두 호텔은 지역의 특색과 독특한 식자재를 활용한 파인 다이닝으로 다른 호텔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6월27일 오픈한 제주 해비치 호텔 ‘밀리우’는 이 지역 최초의 정통 프렌치 파인 레스토랑이다. 밀리우는 제주 앞바다의 생선을 비롯한 지역의 다양한 식재료에 전통 프랑스 요리 레시피를 적용한 메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실내 정원 곶자왈을 배경으로 한 오픈 키친과 대나무를 다듬어 엮은 돔 형태의 개별 룸을 운영해 청정 자연이라는 제주의 이미지를 레스토랑 인테리어에도 담고 있다.

제주 해비치의 밀리우가 프렌치 파인 다이닝과 제주 식재료의 조화를 시도했다면, 켄싱턴 제주 호텔의 한식 퀴진 ‘돌미롱’은 제주의 식재료를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식 파인 다이닝을 추구하고 있다. 레스토랑 이름 ‘돌미롱’은 ‘달큰하다’는 뜻의 제주 사투리. 제주 은갈치, 제주 흑돼지 등 로컬 푸드를 이용한 일품 요리와 코스 요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최고의 인기 메뉴는 ‘제주 흑돼지 갈비 묵은지 조림’로 지역을 대표하는 삭재료인 흑돼지에 김치와 손두부 등으로 깊은 맛을 더했다.

최소의 손질로 식재료 고유의 맛을 지킨다

호텔 레스토랑의 대중화를 이끈 부페도 파인 다이닝 경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 태평로 호텔 더 플라자의 ‘세븐스퀘어’는 통요리로 불리는 ‘홀 앤 마이티 푸드’(Whole & Mighty Food)를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원재료의 가공과 손질을 최대한 줄여 자연 그대로의 질감과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조리 방식이다. 식자재 고유의 맛과 영양을 살리는 조리법을 선호하고 건강식을 찾는 최근 트렌드를 뷔페 메뉴에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셰프가 그 자리에서 조리해 고객에 제공하는 라이브 메뉴와 전문 바리스타가 제공하는 커피 등 셰프의 손맛을 강조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특색도 가미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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