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오른쪽)은 지금의 나성범(왼쪽)을 있게 한 은인이지만 누구보다 엄격하게 제자를 단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5/07/28/72756244.2.jpg)
NC 김경문 감독(오른쪽)은 지금의 나성범(왼쪽)을 있게 한 은인이지만 누구보다 엄격하게 제자를 단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스승은 만족을 모른다. 끊임없이 ‘채찍질’을 가한다. 제자도 긴장을 놓지 않으려 애쓴다. NC 김경문 감독과 나성범(26)의 얘기다.
나성범은 지난해 타율 0.329, 30홈런, 101타점으로 타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그것도 1군 2년차, 프로 데뷔와 타자 전향 3년차 시즌에 거둔 성적이었다. 팀에 창단 첫 골든글러브를 안겼고,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승승장구’하는 제자를 보며 스승은 불안했다. 잠깐의 성공에 취해 더 성장할 시기를 놓치는 선수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굳은살이 벗겨져 피가 나도, 붕대로 감고 스윙을 돌리는 나성범의 근성은 김 감독도 인정했지만 여전히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올 시즌 나성범은 경기 도중 교체되는 일이 가끔씩 있다. 경기 도중 실수를 해도 질책성 교체를 가급적 하지 않는 김 감독이지만, 유독 나성범에게는 엄한 잣대를 들이민다. 수비에서 느슨한 모습이 나오거나, 타석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김 감독이 움직인다. 특히 중심타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치기 좋게 들어오는 공에 서서 삼진을 당했을 때는 기다리지 않는다.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김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에서 (나)성범이를 빼면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걸 안다. 테임즈 혼자 쳐서 이길 수 없다. 성범이가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채찍을 들지 않는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야구를 10∼15년은 더 할 선수다. 여기서 안주해선 안 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스윙을 봐라. 백스윙이 크지 않다. 간결하게 방망이가 나온다. 성범이도 지금보다 더 간결한 스윙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성범도 김 감독의 메시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기발전을 위해 애쓴다. 그야말로 모범적인 ‘스승과 제자’의 모습이 아닐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